제 속 무겁게 채우고묵묵히 고개 숙인 이삭들황금빛 바다로 출렁이고 비록 베임을 기다려도 할 일을 다 했기에안도한 듯 충실한 읍소그러나 여전히 쌩쌩한 밀알로떼구루루 구르고 있는 나는, 가을 풍경속의 이방인누가 알까,계절 이미 깊은데주인의 손에 드릴 것 없는이 슬픈 마음을……□시의 산책로-‘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은 행위에 대한 책임성을 가리키지만 계절적으론 가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을의 ‘흔한 풍요로움’은 씨 뿌린 자의 수고를 전제로 한다. 허나, 이러한 일은 지상(地上)의 일이며, 인간이 한 개체로서 절대자 앞에 섰을 때에는 또 다른 셈법이 있을 수 있다. 한 해를 결산하며 자신이 절대자에게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된다. 이 점은 형이상학적이긴 하지만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는 일인데 이 시의 화자(話者)는 좁은 구도(求道)의 길을 기어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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