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4일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을 수행 중이던 장병 2명이 북한군이 설치한 목함지뢰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바로 눈앞에 전우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추가공격이 있을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동료병사들은 당당하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로 인해 남북 간 긴장상태는 최고조에 달했지만 전역을 연기하겠다는 장병들이 쇄도했다.위험한 상황에 전우들을 두고 혼자 전역할 수 없다는 뜨거운 전우애였다. 아들 같고 손주 같은 늠늠한 장병들을 보며 필자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최근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가 DMZ에서 작전을 벌이다 지뢰폭발 사고로 부상을 당한 곽모 중사의 민간병원 치료비 일부를 부단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로 인해 곽 중사의 어머니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유서까지 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군에서 부상을 당해 평생 불구로 살게 된 것만도 억울한데 치료비 부담을 위해 빚까지 지게 된 현실이 너무 야속하고 분하다는 것이다.곽 중사가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해 6월 불모지 작전을 위해 DMZ에 투입됐다가 부상을 입고 백두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군병원 수준으로는 치료가 어렵다는 이유로 다시 강원대병원으로 이송돼 119일간 위탁치료를 받은 것이다.곽 중사가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은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 군병원의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관련법상 민간병원 요양비는 최대 30일까지만 지원할 수밖에 없다며 곽 중사의 어머니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국방부는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임무수행 중 부상한 군 간부의 민간병원 진료비는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헛구호였다.지난달 말 개정된 군인연금법 시행령도 곽 중사와 같은 공상자는 민간병원 요양비를 최대 30일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이에 국방부는 앞으로 발생할 치료비는 지원하겠다고 별도 대책을 내놓았지만 곽 중사의 이때까지의 초과일수 치료비는 가족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40조원 가까운 국방예산 가운데 수백억 원은 고위급 장성을 비롯해 군 간부들의 품위유지 명목으로 지원되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누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겠는가?민ㆍ관ㆍ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는 뭐하는 곳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