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에게 가네그리고 이제 그대의 말을 믿지는 않으리해마다 매화 피고 억새가 마르고 하는 일들은 차라리 정직한 일이라네다만 우리의 희미한 인연 때문에,혹은 그 자리에 그대 있기에 내 지금 말없이그대를 바라보며 가리니.▲시의 산책로-인연이란 질긴 것인데 남녀 사이는 미묘하여 가히 진로를 예측하기 어렵다. 하루에도 수없이 변화할 수 있는 것이 사람 마음인 것을 미루어, 사람이 그만큼 변덕스러운 존재임을 증명한다. 허나, 자연은 정직하여 초목은 늘 그 자리에서 때가 되면 피고 질 뿐이다. 온전한 사람이란 있을 수 없기에 사람의 존재가 추락하듯 부끄러워진다. 사람 사이를 차가운 논리로 설명하는 일은 다소 위험이 따른다. 우리는 정(情)에 이끌려 사람 사이를 쉬이 단절해버리지 못하고 매번 다가서는 일을 반복한다. 저마다의 ‘그대’에게 말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