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달년기자] 환동해 물류 거점항만을 목표로 지난 2009년 개장한 포항 영일만항이 최근 들어 물동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기론을, 다른 한쪽에서는 오히려 기회라고 주장한다. 위기라면 어떻게 해야 하고 기회라면 그 가능성은 얼마일까. 공평식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은 기회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고 있다.△위기의 영일만항포항 영일만항의 물동량이 전년 대비 급감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포항시에 따르면 올 들어10월말 현재 영일만항 물동량은 총7만8천449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2천830TEU에 비해 36%나 줄어들었다.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목표량인 14만8천TEU은 물론 10만TEU에도 못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 처럼 올 들어 영일만항 물동량이 크게 감소한 원인은 국제 해운경기 침체도 있지만 영일만항을 통해 러시아로 수출하던 쌍용자동차의 수출이 중단됐기 때문이다.러시아 루블화의 가치 하락으로 수익성이 없어지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쌍용자동차의 러시아 수출물량은 연간 4만TEU(2013년) 수준으로, 이 물동량이 사라지면서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이처럼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영일만항을 운영 중인 포항영일신항만㈜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 회사는 지난 2009년 8월 개장한 이후 지금까지 매년 평균 70억원의 영업적자를 보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 자본금 780억 원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영일만항이 물류 항으로서 자리 잡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하고 있다.△영일만항 지금부터가 기회다.영일만항 위기설에 대해 공평식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은 오히려 “영일만항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항”이라고 말한다.물동량 감소로 포항영일신항만(주)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컨테이너항이 안정적 물동량을 확보하기까지 겪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는 것.해운업계 전문가들은 컨테이너항의 경우, 20만TEU를 손익분기점으로, 25만TEU부터는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포항 영일만항이 이미 지난해 14만TEU를 넘어선 점은 기회의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특히 올해 목표 물동량 확보에 차질을 빚은 쌍용자동차의 경우도 루블화가 상승하면 다시 회복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포항영일신항만(주)의 경영 위기를 넘기기 위한 ‘사업재구조화(안)’이 해양수산부 등 중앙부처에서 검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 결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 물동량을 제외하고 가능성이 높은 또다른 물동량 확보도 기회의 긍정적 신호로 이어지고 있다. 포항영일만항 단지 내 들어설 예정인 (주)대우로지스틱스와 (주)포항국제물류센터·냉동창고에서 2019년까지 약 10만TEU의 신규 물동량 창출 될 것으로 기대된다.또한 포스코에서도 수출물량에 대한 컨테이너화를 추가로 검토하고 있어 향후 2~3만TEU가 증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직항로도 추가로 개설돼 지난해 4개항로 주5항차에서 5개항로 주6항차로 늘어나는 등 경쟁력도 점차 갖춰가고 있다.포항시 관계자도 “국제 해운경기 침체 등에 따른 물동량 확보의 어려움은 영일만항 뿐만아니라 전국의 모든 항만들이 함께 겪고 있다”며 “오는 2020년까지 25만TEU 확보를 목표로 물동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