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은 참으로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쌀 한 톨이 일곱 근 나가는 무게라는데지금 밥값 못하면 다음에 밥값할 수 있을까밥값을 해야 한다 반드시 밥값하고 살아야지스스로 다짐하고 되새기며 밥을 먹는다그래, 꼭 밥값은 하고 살아야지 암 살아야지저녁에 다시 밥을 먹으며 밥값을 생각했다더운 김 모락모락 나는 밥 냄새 맡으며‘사람이 밥이고 밥이 사람이다’라고 써본다<시읽기>살아가기 위하여 먹어야 할 거리가 밥이고, 밥벌이가 될 정도의 역할이나 구실이 밥값이 다. 사람이라면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이다. ‘세상에 태어났으니 밥값은 하고 살아야지’ ‘아무데서나 살더라도 아무렇게나 살지는 말아야지’ 참으로 쉽고도 어려운 숙제가 밥값이다. 또한 밥값에는 당연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낼 줄 아는 힘, 혹은 괴로움이나 불행에 맞닥뜨렸을 때 그 에너지를 다른 것으로 전환할 수 있는 힘에 창조력이 숨어 있다. 저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의도가 다르고, 움직임도 다르고, 닿는 곳도 시간도 같지 않고, 삶의 모양도 다르지만 삶에 대해 경건한 자세와 단단한 의지로 인생을 성찰하며, 지난 과오를 돌아보고 현재의 삶을 새로이 다지며, 희망과 열정을 길어 올리는 삶을 위해 오늘도 밥을 먹는 맨 얼굴 사람들 속에 나의 모습은 어떤가? 얼마나 치열했는가? 밥값을 위한 어떤 대가(代價)를 치렀는가? 밥값, 지금 못하면 다음에 언제 다시 할 수 있는가? 윤석홍 시인은 34년간 몸담아 왔던 포스코 정년을 맞아 ‘밥값을 했는가’를 표제로 제3시집을 묶어 냈다. ‘사람이 밥이고 밥이 사람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삶,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수없이 스스로를 되물어왔던 자신의 지난날을 되짚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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