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류길호기자] 새누리당 김재원 국회의원(군위·의성·청송)이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막북(漠北)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를 출간했다. 이 책은 김 의원이 의주성 건너 압록강에서 출발해 심양, 산해관, 북경, 열하에 이르기까지 1780년 연암 박지원의 연행길 전 구간을 모두 찾아가서 사진을 찍고 기록하여 쓴 열하일기 답사기이다.김 의원은 2008년 중국 북경대학교 국제관계학원 연구학자 시절 우연히 <열하일기>를 만나 ‘230년 전 중국을 방문한 조선 지식인의 눈에 비친 중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하는 의문에서 답사를 시작했다. 이후 7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열하일기> 전체 여정을 완주하며 기록을 했고, 1만 장의 사진을 촬영했다.이 기록과 사진을 토대로 2013년 가을부터 100회에 이르는 블로그 연재를 하였고, 많은 분들이 공감을 표시하며 책으로 엮으라는 주문도 많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정치인들이 그렇고 그런 내용으로 책을 출판하는 것은 세상에 쓰레기 하나 더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망설였다.그러던 중 김 의원의 고향 선배이자 명예 후원회장인 소설 <객주>의 작가인 김주영 선생이 글을 읽어보고 출판을 적극 권유해 용기를 내 책을 내게 된 것이다. 김주영 선생은 추천사에서 "원고를 읽고 필자는 마음속으로부터 매우 민망하였고 그리고 부끄러웠다. 세상에서는 필자를 `길 위의 작가`라 해서 현장 답사를 꼼꼼하게 챙기는 작가로 추켜세우곤 하는데, 그런 별명을 가진 필자가 무색해진 것이다.", "이 책은 정치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자기소개서나 쓰임새가 빤히 바라보이는 자기 과시용으로 쓴 저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순수한 작가적 열정과 학술적 탐구욕이 나타나 있을 뿐이다. 필자가 흔쾌히 추천의 글을 쓰기로 한 배경에는 국회의원 김재원이 아닌 글쟁이 혹은 그 필치의 세밀함과 열정에 감복 받았기 때문이다"고 이 책을 평가했다.김 의원은 "<열하일기>에 녹아있는 연암 박지원의 문제의식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막북(漠北)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를 쓰는 작업은 230여 년 전 세계 대제국 청나라를 방문한 조선 지식인의 고뇌를 함께 느껴가는 과정이었다"면서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일상을 벗어던지고 연암이 갔던 길을 따라가고 싶어진다면, 그래서 시대를 앞서간 지식인의 고뇌를 함께 할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겠다는 생각이다"고 출판의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