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산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한국 반도체는 지난 10여 년간 평온하게 세계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렸다.지금도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70% 이상을 한국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인텔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조직적이고 거센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가장 큰 도전은 중국이다. 중국은 우회 투자를 통해 미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인 샌디스크를 190억 달러(약 21조9천억)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인수 주체는 미국 하드디스크(HDD) 제조업체 웨스턴 디지털인데 지난달 말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 유니스 플렌더가 대주주가 된 회사다. 중국은 칭화유니그룹을 앞세워 세계3위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 인수를 제안했다가 미국정부의 불승인으로 좌절된바 있다.중국은 연간 반도체를 원유보다 많은 2천300억 달러어치를 수입한다. 이런 막강한 바잉파워를 앞세워 끊임없이 반도체 진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중국이 메모리에 진출한다면 세계 반도체시장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 진다. 중국의 메모리 진입이 중장기적 위협이라면 인텔의 메모리 귀환은 당장의 위협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인텔은 메모리 최대소비국인 미국과 중국 양측을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시장은 격동기에 들어선다.1등에 안주하다간 우리에게 거의 유일하게 남은 세계1위 산업마저 내 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사정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독보적 1등 기업이 존재하면서 반도체산업 연구개발 분야는 정부 정책에서 오히려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대학에서 반도체분야 석, 박사 배출도 점차 줄어 인재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가장 큰 현안은 생산현장의 문제라고 했다.백혈병 논란이 커지면서 반도체가 유해화학 산업이라는 이미지가 퍼져 근로자와 인재들에게서 배척당하는가 하면 평택공장 건설을 둘러싸고 지역대책위원회들의 각종 요구에 대응해야하는 일이 가장 바쁘다는 것이다.세계시장 경쟁력을 지키는데 기업과 정부 그리고 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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