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에서 푸른 노래를 먹고 뛰놀던 말의 혀가 보이지 않네말랑말랑한 파아란 말, 풀꽃들의 노래가 얼음벽에 갇혀 있네얼음송곳 같은 말의 점령군이 섬의 요새에 높이 높이 성을 둘러치고 제 입에 맞지 않으면 하늘 말도 퇴박이네새들이 비척비척 노래의 날개가 부러진 지 오래벌 나비들이 비실비실 둥그런 알을 슬지 못하네나루로 건너오던 파아란 물의 말들이 얼음 섬을 멀리 비켜 서해 소금바다로 나가네 소금물로 귀를 싹싹 닦고 있네설악산에서 내려왔다는 목탁이 같잖게 부처 흉내를 낸다고 난도질을 당하고 피를 쏟으면서도 얼음 박힌 섬의 초원에 파아란 종소리를 뿌리네햇살 같은 땅 냄새 같은 물소리 같은 바람 소리 같은 파아란 말이 봄비처럼 가슴에 스며들어 속삭이네‘사랑해요!’얼음 박혔던 말의 초원에 그렁그렁 눈물꽃이 피어나네갈수록 말이 자유롭지 못하다. 닫힌 마음은 얼음송곳 같은 말의 점령군이 높이높이 성을 둘러치고 있어서 바른 말, 고운 말, 자유와 평등과 사랑의 부드럽고 말랑한 말이 닫혔다. 제게 맞지 않으면 하늘의 말도 듣지 않는다. 사랑과 믿음의 말랑말랑한 파아란 말, 풀꽃들의 노래 같은 말, 사람들의 말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없는 말의 얼음공화국이다. 얼음공화국에는 새들도 비척비척 노래의 날개가 부러졌고, 벌과 나비들도 비실비실 둥그런 알들을 슬지 못한다. 얼음벽에 갇혀버린 말의 초원에서 그렁그렁 피어나는 눈물꽃...... 설악산에서 내려왔다는 목탁이 같잖게 부처 흉내를 낸다고 난도질을 당하고 피를 쏟으면서도 얼음 박힌 섬의 초원에 파아란 종소리를 뿌리는 꽃이다. 닫힌 마음, 닫힌 말의 진정한 말은 속삭이듯 스며들듯 뜨거운 눈물 속에 조용조용 피어나는 꽃이다. 햇살 같은 땅 냄새 같은 물소리 같은 바람소리 같은 파아란 말이 봄비처럼 가슴 깊숙이 스며들어 ‘사랑해요!’ 속삭이는 꽃이다. 눈물꽃! 가슴 밑바닥에서 자유롭게 피어나는 푸른 말들의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