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신포항농협의 벼건조저장시설(DSC : Drying Storage Center)이 농경지 면적에 비해 턱없이 부족, 농민들이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본격적인 수확기철을 맞아 포항지역 곳곳에서는 벼 추수가 한창이지만 북구 청하·송라면 농민들은 벼를 벨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논에서 갓 거둬들인 산물벼는 수분이 20% 가량으로 수분양이 많아 그대로 저장할 수가 없기 때문에 수분을 적정량인 15% 이하로 건조한 다음 창고에서 보관하게 된다.농촌에 젊은 인력들이 많은 시절에는 직접 집에서 말리기도 했지만 90년대 들어서는 대부분 농민들이 농협에서 시설한 대형 건조장을 이용하고 있다.이 때문에 지역농협 벼건조저장시설은 벼 수확기철만 되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특히 송라면에는 벼건조저장시설이 따로 없어 송라지역 농민들은 해마다 수확한 산물벼를 청하면에 위치한 벼건조저장시설로 이송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신포항농협은 지난 1998년 청하·신광·송라 3개면의 농협이 신설·합병했으며 현재 신광·청하 두 곳에만 건조저장시설을 두고 있다.26일 오전 청하사거리 인근에는 벼 건조를 위한 차량들이 2km 가량 멈춰 있었다.최근 산물벼 수매를 시작한 신포항농협 청하 벼건조저장시설로 들어가려는 차량들은 약 100여대로 영덕-포항 방면 7번 국도와 청하 읍내 진입로는 새벽 5시부터 오후까지 반나절 가까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오전 7시 수확한 산물벼를 실은 포터 트럭들이 이중 삼중으로 밀고 들어가면서 뒤엉켜 교통 혼잡이 더욱 가중됐다.그나마 오전 9시가 되자 신포항농협 직원들이 한줄 주차를 유도하면서 혼잡은 다소 완화됐으나 한 줄로 늘어선 차량들은 정지상태였다.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들은 한 두 해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듯 지루한 기다림을 이어갔으며 운전자들은 대부분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이는 농민들의 불편뿐만 아니라 이곳을 지나는 차량 간의 교통사고 우려까지 되고 있다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농민 김모(59·송라면)씨는 "건조시설이 부족해 벼를 싣고 와도 하루 종일 여기에 발이 묶여 있어 다른 일은 하질 못한다"며 송라지역 벼건조장 설치를 요구했다.이 문제에 대해 신포항농협측은 올해 송라지역에 벼건조저장시설 건립을 계획하고 1천200평의 부지를 확보했으나 절대농지보전지역이라는 이유로 경북도가 반대해 무산됐다.한편 편해원 신포항농협 조합장은 "송라 벼건조저장시설 건립과 관련해 시비 8억을 이미 확보했다"며 "내년에는 벼 건조 및 수매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답변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