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두고 여야가 격한 대립 중에 저질 인신공격까지 나오고 있다. 정국의 핵이 된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가 파행까지 이르렀다.지난 19일 이날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의 내년도 예산안이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야당은 교육부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자료 제출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 걸었다. 이에 여당은 예산안 상정이 먼저라고 맞서며 고성이 오가는 촌극을 벌였다. 국정화 교과서가 예산국회의 화약고로 떠오르면서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국회상임위 일정에 차질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교문위 회의는 시작부터 차질을 빚었다.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전체회의는 야당이 불참하면서 파행됐으며 오후 2시에 다시 열렸으나 여야의원들은 1시간30분가량 의사진행발언만 주고받으며 예산안은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앞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8일 서울 서초구 학부모와의 대화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선대(先代)가 친일 독재에 책임 있는 분들이다 보니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국정화의 발단이라고 말 한바 있다.즉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윗대의 독재와 친일죄과를 지우기 위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사적 음모라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야당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로서는 매우 질 나쁜 인신공격이 아닐 수 없다.상대를 공격하고 따지더라도 품위를 갖춰야 한다. 그러니 돌아오는 것도 막말이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문 대표의 막말공격에 노무현 대통령은 장인이 빨치산이라며 좌편향으로 검정화해 역사교과서를 바꿨느냐고 했다.이쯤 되면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건전한 역사의식과 국가관을 갖게 할 것인가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정치권에 기대하기란 무리일 것이란 느낌이 든다.더욱 심각한 것은 역사교과서 논란이 국회파행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예산은 단 한푼도 편성하지 않겠다는 연계전략을 채택할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다.이제는 이런 비생산적인 정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예산안을 연계시켜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있어서는 안 된다. 예산안은 교과서 문제와 분리시켜 정상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자라나는 우리 2세들에게 더 이상 추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