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역대 최악의 졸속 부실국감이란 비판 속에 막을 내렸다. 여야 모두 공천권을 둘러싼 내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정부와 공공기관 감시란 국정감사 본연의 역할이 아예 실종된데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여야는 당초 성실국감을 다짐하며 처음으로 추석연휴 전후로 국감을 분리 실시하고 기간도 22일 늘렸다. 피감기관도 지난해보다 37곳이 늘어 역대 최대 규모인 708곳에 달했다.그러나 방위사업청의 한국형전투기(KF-X) 사업부실을 밝혀낸 것 정도 외엔 이번 국감에서 뚜렷한 성과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본을 망각한 탓이었다.피감기관장과 증인들을 잔뜩 불러 기다리게 해놓고 하루 종일 한마디도 묻지 않은 의원들에, 여당 대표를 욕보이려고 헌법재판소 국감에서 사위의 마약사건을 캐묻는 치졸한 야당의원, 국감도중 노트북으로 회고록을 집필한 여당의원, 증인채택을 빌미로 뒷거래를 시도했던 수많은 의원과 보좌관들이 있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또한 총선용 정치공세도 역대 어느 국감보다 거셌다.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연일 거론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맞서 국감장을 이념전쟁터로 변질시켰다.거칠고 조잡한 의원들의 질의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불러놓고 한국과 일본이 축구경기를 벌이면 어느 편을 응원할 것이냐고 묻는가 하면 출석 기관장의 성희롱 의혹을 추궁하며 물건 좀 꺼내보라고 요구하는 것이 국감장에서 나타난 의원들 수준이었다.국감장 NGO 모니터단이 이번 국감에 대해 역대 최하인 D학점을 준 것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이러니 국감폐지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수백 개 기관을 상대로 벼락치기 국정감사를 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다. 수많은 기관을 불러놓고 하루 종일 한마디도 묻지 않는가 하면 묻더라도 질문하는데 대다수 시간을 허비하고 대답은 단 1분도 듣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이제 국정감사는 막을 내렸고 국회는 정부예산과 4대 개혁법안 정국으로 넘어갔다. 여기서도 제 버릇 개 못 주듯 정쟁으로 일관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의 매서운 심판을 며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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