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음폐수 처리에 어려움을 겪은 포항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비상대책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곳곳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특히 쓰레기매립장이 계획연한보다 빠르게 채워지고 있어 이 문제를 그대로 두다가는 자칫 수년 안에 심각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문제를 좀 더 포괄적으로 보자면 포항시의 청소행정은 좀처럼 줄지 않는 쓰레기 양이나 매립시설 문제 등으로 다른 어떠한 사안보다 대책이 시급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에 따라 본지는 최근 현대HCN 경북방송 ‘뉴스엔경제’ 프로그램에서 다룬 ‘포항시 처리 정책 방향’에 대해 정리, 시의 쓰레기 정책이 어디로 가야할지 알아본다.
◆ 호동쓰레기매립장의 현 상황은?
- 김일만
포항시는 현재 호동1ㆍ2 매립장, 오천, 신광, 죽장, 구룡포 등에서 매립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호동 제2매립장과 죽장매립장만 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요한 것은 호동제2매립장이 당초 2030년까지 사용하기로 돼 있었으나 향후 앞으로 5년 정도 후인 2020년도경에는 포화 상태가 된다는 우려가 있다. 포항시에서는 다른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이하 RDFㆍRefuse Derived Fuel)을 통해 매립장의 수명을 연장하고 시민들의 쓰레기 배출량을 절감하는 방안들이 펼쳐져야 한다.
- 이준택
포항시가 오는 2030년까지 호동 쓰레기매립장을 사용하게 된 데는 소각로를 건설해 쓰레기를 태워 잔존물만 매립하겠다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그러나 행정의 신뢰성 부족과 주민 반발 등으로 인해 소각로 사업은 백지화됐다. 사실상 사업이 백지화하면서 포항시 청소행정은 꼬이기 시작했고, 이후 시는 매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시는 RDF 에너지사업으로 대안을 마련했지만 현재의 생활폐기물발생량으로는 원료하기에 부족한 현실이다. 포항시는 궁여지책으로 압축포장시설을 만들어 하루 100t 가량 처리한다. 포항에 현재 포항시에서는 1일 320t의 쓰레기가 발생, 그 중에 100t은 이 시설로 처리하고, 나머지 200여t은 매립하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앞서 언급한 2020년보다 더 빨리 매립이 종료될 수 있다. 다른 대안이 없는 포항시가 현재 제일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사업이 에너지화사업이다. 한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제3의 매립지를 지금쯤 검토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무작정 RDF 하나만 보고 가서는 RDF가 늦어지거나 무산되는 수가 생길 경우 포항시 청소행정은 멈춰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제 3의 매립지 조성을 주민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타협을 하고 부족하면 공모방식도 있다. 여러 읍면동을 통해서 원하는 지역이 있으면 그 지역에 대한 특별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덧붙인다면 포항시가 에너지화시설이 되고 나면 지금 현재 호동매립장에 묻혀 있는 폐기물을 다시 끄집어내 재사용 하려한다. 호동매립장 쓰레기를 끄집어내 재처리하면서 에너지시설의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15-20%) 잔존물은 또다시 매립하는 이 과정은 맞지 않다. 그러므로 적정한 시설을 만들어 RDF시설에서 나오는 잔존물은 새로운 매립장에 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현재 생활폐기물 에너지사업이 어디까지 왔는지, 그리고 에너지사업에 대한 입장은?
- 김일만
포항시가 지난 2009년도부터 사업자를 선정해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 5월 29일에는 시의회 동의를 받아 본격적인 추진을 하고 있다. 현재 실시 설계중이며 실시협약도 준비 중에 있다. 추진과정에서 출자자 지분 변동과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굴뚝의 높이, 배출가스에 대해 여러가지 논의를 하고 있다. 또, 새롭게 매립장을 확보하는 방안과 관련해 의회에서 별개로 포항시에 주문했다.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이 가동된다면 다른 인근 지역에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매립장의 기본적인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매립 했던 쓰레기들을 다시 파내서 처리한 다음 에너지화시설에서 소각할 수 있는 건 소각하고 나머지 영구매립은 분류해 다시 새롭게 매립하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1매립장에 있는 매립했던 성분들을 포함해 기타 매립장에 있는 그 매립물들도 파내서 다시 재처리해서 하면 매립장 수명을 다소 오래 동안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의회에서는 그런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 이준택
포항시생활폐기물에너지사업이 과연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를 따로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한다. 대한민국 쓰레기 환경 정책은 첫 번째도 재활용, 두 번째도 재활용으로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매립을 하는 것이다. RDF사업도 소각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일종의 재활용으로 볼 수는 있다. 최우선책은 아니지만 차선책 정도는 될 거 같다. 폐기물 처리의 가장 쉬운 방법은 태우는 것이지만 환경문제, 사회적 갈등, 이에 따른 비용 등 때문에 사실은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생활폐기물에너지사업은 하루 500t을 처리하는 반면 포항시의 생활폐기물은 하루 320t으로 부족분이 발생한다. 이에 시는 자체 예산을 들여 에너지시설의 원료에 사용할 베일을 사전 생산하고 있다.이 에너지 사업을 포함해 진정한 포항시의 미래를 위해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에너지사업과 함께 포항의 폐기물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모두 열어놓고 한번 검토 해보면 좋지 않을까.
◆ 에너지시설에 대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해결책은 있는가?
- 김일만
포항시 남구 제철동을 비롯, 인근 오천읍 원리, 대송면 주민들도 반대하고 있다. 이곳 인근에는 음식물폐기물처리를 위한 음폐수 시설 등 환경관련처리시설 등이 다수 들어서 있다. 생활폐기물에너지사업 하는 곳 또한 옛 재활용선별장 부지 위에 건설이 되므로 복지환경위원회에서도 주변 주민들과의 원만한 지원방안, 보상문제 등 발전소 인근지역에 대해 주민들과 협의할 수 있는 대책을 아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이준택
제철동 주민을 비롯한 환경단체 등의 생각은 다른 면도 있는 것 같다. 이 사업이 기획되고 구상된 것이 지난 2007~8년도로 현재 계획대로 간다면 2018~9년 완공된다. 12년 정도 걸려 완공하게 되는 이 사업이 그 당시 기획했던 기술과 현 기술 사이의 차이점은 없는지, 신기술인지는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관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한편 제철동 주민들의 반대는 근본적인 문제는 행정의 신뢰성이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어야 하지만 포항시 행정이 사실상 지금까지 신뢰를 주지 못했고 그렇다보니 반대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포항시가 주민을 설득해 함께 가지 않고 강행하다보면 사회적 갈등은 발생할 것이고 이에 따른 갈등비용은 포항시가 책임져야한다. 에너지시설의 편익분석에 따르면 전기만 생산하게 되면 경제성이 없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폐열을 이용한 사업이다. 경제성을 갖추려면 이 지역 주민을 위해 난방 등 폐열을 이용하는 사업을 검토해야 한다.
◆ 베일 압축포장시설 운영상 문제점 없나?
- 김일만
에너지시설은 하루 500t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규모지만 포항시에서 발생하는 하루 폐기물은 약 320t으로 부족하다. 쓰레기매립장 수명을 늘리기 위해 초창기에는 200개 정도의 베일을 생산 보관하다 현재는 보관 장소가 부족해 하루에 7~80개정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20만개의 압축포장베일은 향후 15년 정도 사용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압축포장베일이 긴 세월동안 보관됐을 때 연료로서 가치가 얼마나 있는지, 기타 유기물 부패 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연료의 성분에 대해서도 포항시에서도 앞으로 고민을 많이 해야되지 않는가 생각한다.
◆ 압축포장시설의 향후 방향에 대해 제시할 것은 있는지?
- 이준택
포항시에 따르면 연료확보차원에서 생산되는 베일을 생산하는데 t당 4만 원이 쓰인다.
물론 인건비 등을 제대로 검토하면 처리단가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베일은 향후 에너지시설이 만들어지면 원료로 제공, 에너지시설이 직접 구입해 가져가면 포항시는 큰 문제없다. 그러나 포항시는 t당 4만원의 처리비를 또 줘야 하므로, 결국 이 사업을 위해 8만원을 사용한다. 4만원을 들여 만들어서 4만원을 주고 처리를 부탁해야 하는 어떻게 보면 참 이해가 안되는 사업이다. 포항시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어 처리하고 있지만 경제성만 따지고 보면 사실상 문제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어 계획된 20만개를 생산하고 나면 더 이상 생산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보관할 장소는 지금도 부족하다. 더 이상 생산이 불가능해지면 또 다시 발생되는 생활폐기물 전량을 매립해야 한다. 포항시는 상황이 어려워지자 베일을 8만 원 정도 처리할 곳이 있으면 별도의 처리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에너지시설이 만들어지기까지 매립지의 수명을 좀 더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연간 수십억 원의 처리비가 필요하게 된다. 압축포장시설은 에너지시설이 건설되면 더 이상 사용 불가능하다. 계획대로라면 에너지시설 일부로 재사용되는 걸로 알고 있으나 어려울 것이다. 이 시설은 향후 베일을 만들고 나면 더 이상의 활용방안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별도의 소각을 하는 방안보다도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지금 현재 매립되는 이 부분을 에너지사업하기 전까지라도 다른 방안이 있는지 그런 것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 김일만
압축포장베일이 현재 보관된 양이 약 12만개 조금 넘는다. 포항시에서는 외부에 처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해본 걸로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화시설을 하기로 결정했으니 실시 설계 빨리 하고 공사 기간 단축하고 좋은 시설 만들어서 가동된다면 하루 약 270톤 정도의 연료화시설 가동양은 충분하지 않는가 생각된다. 포항시는 에너지시설을 하루 빨리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 포항시 청소행정의 개선될 점이 있다면?
- 이준택
에너지시설이든 매립지든 행정신뢰회복이 첫 번째다. 믿고 따라야 사업추진이 용이하지만 포항시의 청소행정은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에너지시설도 마찬가지다. 주민이 반대하면 공청회도 자주 열고 주민에게 직접 다가가야 하지만 시는 이 부분을 놓치고 있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의존하다보면 주민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충분한 설득과 주민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또, 에너지시설이 건설되기 전까지지라도 매립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 관계자 모두가 함께 하는 대책기구를 구성해 포항시의 중장기적이 청소정책에 대해 머리를 맞대보자.
- 김일만
행정의 신뢰성 회복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과거 행정에서봐도 여러가지로 사업을 밀어 부치다보면 추진 과정에서 갈등구조가 만들어 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일들을 많이 봐왔으며 결국 이러한 것은 오히려 일을 더디게 만들 뿐이다. 반면 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사업을 풀어가는 사례도 많이 접했다. 사업초기단계에서부터 공청회 같은 것을 통해 충분히 알릴 필요가 있다. 소각장, 에너지시설 등 포항시의 행정 방향은 일관성이 없었다. 생활쓰레기에너지화시설,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하수슬러지문제, 축산분뇨문제등 포항시 폐기물처리 전반에 걸친 큰 대강을 세워야한다. 곁가지로 뻗어나는 작은 지침은 현실에 맞게 처리하더라도 기본적인 축은 있어야 한다. 포항시의 미래를 위해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협의회를 구성하고 문제를 심도 있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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