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류길호 기자]
어렵사리 정부의 신제품, 신기술 또는 성능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 제품이 공공기관의 외면 속에서 판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기청의 우선구매요청에 대해 공공기관은 회신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김상훈 국회의원(대구 서구)이 7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2천975건의 중기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 요청에 대해 60%에 가까운 요청이 거절되거나 회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지난 2011년에 요청한 404건은 아직까지 회신조차 없이 흐지부지 무산됐다.
현행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판로지원법)에 따르면 60일 이내에 우선구매 시에는 그 계약 내용을, 미조치 시에는 그 이유를 필요적으로 통보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회신에 대한 제재 조항이 별도로 없다보니 중기청의 우선구매요청 공문은 구매처 기관에게 한낱 ‘종이 쪼가리’ 취급당하며 묵살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공기관의 기술개발제품 구매실적은 미흡할 수밖에 없다.
권장구매율 미달성기관수가 계속 증가해 지난 2014년 449개(60.3%)에 달하고, 구매실적이 없는 기관도 145개(19.5%)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에는 아예 구매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힌 기관도 36군데나 돼,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 제도에 대한 공공기관의 심각한 무관심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작 중소기업을 대변해야할 중기청은 중기제품 구매액 10% 기술개발제품 구매규정이 의무규정이 아니라 권고규정이며, 권고이행 여부에 대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판로지원법이 중기청장의 기술개발제품 우선구매 조치 요구권 및 홍보권 등 적극적인 권한을 명시하고 있으나, 현실은 기업이 요청하면 중기청이 해당 공공기관에 구매여부를 우선 문의 후에 발송여부를 결정하는 소극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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