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爪牙). 독수리 발톱과 호랑이 이빨을 상징해 비유하는 말이다. 하늘의 제왕인 독수리의 무기는 발톱(爪)이고, 땅의 제왕인 호랑이의 무기는 이빨(牙)이다. 즉, 조아(爪牙)는 자기를 보호해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일컫는다. 총선때마다 정치권에 물갈이론이 끊이지 않는 것은 독수리 발톱이나 호랑이 이빨 같은 강력한 무기가 없는 현역 국회의원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로 인해 물갈이는 그동안 지역주의 정당이라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생명을 무한 연장하려는 무능한 정치인을 퇴출시키는 순기능을 해왔다. 그렇다면 20대 총선을 앞두고 대구ㆍ경북 정치인들의 조아는 무엇일까? TK지역 최다선인 5선에 도전하는 이병석 국회의원(전 국회부의장)의 최대무기는 ‘국회의장’ 도전이다. 3선은 상임위원장, 4선은 국회부의장, 5선이상은 국회의장을 맡는다는 점에서 국회의장은 TK지역에서 이병석 의원만이 내세울 수 있는 브랜드다. 마케팅 법칙 중에 ‘선도자의 법칙(The Law of Leadership)’이 있다. 무언가를 최초로 해낸 사람은 알지만 두 번째는 잘 모르는 것처럼 최초가 되는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항 출신 최초의 국회의장. 이 의원은 ‘선도자의 법칙’을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큰인물론으로는 장관 출신 인사들도 빼 놓을 수 없다. 장관 출신 TK지역 국회의원은 박명재, 주호영, 최경환 등 3인방이 있다. 특히 김무성 대표의 중동고 선배인 박명재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연세대 선배로 친박과 비박의 핵심인사들을 모두 아우르는 인맥이 큰 무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초빙한 마지막 해외과학자인 서상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하는 ‘과학기술분야의 핵심’이라는 점이, 박근혜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가안보관에 가장 부합한 정수성 의원은 ‘4성장군’이라는 브랜드가 조아(爪牙)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대구 12석 가운데 7석, 경북 15석 가운데 5석이 새인물로 바뀌었다. 하지만 TK정부인 박근혜 정부에도 불구하고 TK지역은 PK에 밀려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국회의장에 도전할 선수가 없었고, 당대표 선거때도 출마 선수를 못 구해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현재 최고위원 한 명 없는 게 TK정치권의 현주소다. 이처럼 정치신인의 대거 등장에 따른 부작용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정치력 약화다. 국가를 다스리는 데 꼭 필요하고 중요한 신하를 조아지사(爪牙之士)라 한다. 더 이상 재주는 곰(TK)이 부리고 돈은 되놈(PK)이 가져가는 것을 이제는 막아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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