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 기자] 포항시 월포리, 34년째 공동묘지 합동벌초 ‘화제’ 주민 200여 명, 980여 묘 정리…벌초 후 제사까지 “후손에 조상 숭배정신 몸소 실천하는 본보기 되길” “저희 부모님의 묘라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장기간 자손들이 돌보지 않아 폐허가 되다시피 한 무덤을 수십년 째 깨끗이 정리하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포항시 북구 청하면 월포 1ㆍ2ㆍ3리 마을 주민 200여 명은 22일 공동묘지 합동벌초를 실시했다. 이날 새벽 5시부터 주민들은 다함께 모여 조상의 묘를 돌본다는 기쁜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렸으며, 벌초 후에는 정성껏 준비해 온 음식으로 제사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로 34년째 진행하는 이 행사는 비공식적으로는 70여년이 넘는 세월을 이어왔다. 예초기 등장으로 벌초 작업이 수월해진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월포리 어르신들은 아직까지 낫을 사용해 풀을 움켜쥐고 직접 베어내는 등의 더디지만 정성스러운 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벌초작업을 하는 월포리 주민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7~80대인데다 여성의 비율이 높아 젊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작업 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벌초가 힘든 나머지 기피하는 세태가 확산되고 방치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월포리 주민들이 매년 정리해야 할 무덤들은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혹여나 자손들이 벌초를 하러 오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주민들은 매년 합동벌초 시기를 늦추면서 배려를 하고 있지만 올해 추석 기준으로 이곳 묘지 30% 정도가 벌초를 하러 왔다는 것. 넓은 대지에 2/3 이상인 980여묘를 정리하다보면 어르신들은 녹초가 되기 일쑤인데다 쉬는 시간 빵을 먹다 보면 손이 ‘덜덜’떨리기도 한다. 그러나 고된 작업에도 월포리 주민들의 얼굴은 밝아 보였다. 이용준 청하면 이장협의회장은 “이 행사를 통해 후손들은 물론 이웃 주민들에게 조상 숭배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조상 숭배정신을 되살리고 봉사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자발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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