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 기자] 새벽부터 하루 꼬박 폐지 모아야 7~8천 원 남짓 갑작스런 할아버지 교통사고 후 생계유지 막막해 사는 게 천근만근…“할아버지와 살던 때 그리워” “내가 서러운 건 말로도 다 못해. 매일 울어. 남들은 다 잘 사는데 난 왜 이렇게 살까 생각하면 폐지를 줍다가도 울고, 영감 보러 갈 때도 울고…….”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폐지로 생계를 유지하며 제사조차 지낼 형편이 안되는 복지절벽에 서 있는 우모(76ㆍ포항시 북구 대신동)할머니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우 할머니는 매일 아침 5시에 나가 오후 늦게까지 포항시 북구 대신ㆍ동빈ㆍ덕산ㆍ항구동 주변을 돌아다니며 폐지와 고물을 줍고 있다. 이렇게 해서 버는 돈은 고작 하루 7~8천 원. 한 달에 많아야 20만 원 안팎이다. 그것도 할아버지랑 같이 할 때에는 그래도 수익이 좀 나았다. 함께 폐지를 주어 생계를 유지하던 할아버지는 올해 2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현재 의식불명인 상태로 포항 세명기독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할아버지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는 함께 폐지를 주워가며 하루에 2만원 씩 벌어 살림에 보탰지만, 이제는 할머니 혼자 힘으로 어림도 없는 얘기다. “영감이 그렇게 되고나선 정말 힘들었지. 거지 꼴로 다녔어. 몸무게가 29kg도 채 안나갔었는데 뭘~~~” 140cm 조금 넘는 키에 30kg도 채 되지 않는 깡마른 몸으로 본인보다 더 무거운 폐지를 모아 옮기느라 할머니의 몸은 성한 곳이 없다. 매일 다리가 저리고 온몸이 쑤셔 밤잠을 설치지만 병원비가 부담돼 아파도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딱한 형편이다. 더욱이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주변에 빚을 졌으며 전세금 3천500만원을 빼 수술비에 다 썼다. 그동안 전세를 살던 아파트에서 나와 현재 아들 집에 얹혀서 생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할머니의 한달 수입은 폐지 수입과 정부 지원금 등을 포함해도 60만 원 정도이다. 이 수입으론 몸이 불편한 43살 난 아들과 중학교 3학년인 손자 뒷바라지도 못하는 어려운 형편이다. 아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가 없어 할머니가 이 가정의 모든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할아버지의 간병비와 치료비는 밀리고 밀려 독촉을 받기가 일쑤다. “사는 게 천근만근 무게보다 더 무겁다”는 할머니의 말을 통해 그 동안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오토바이 사고로 설날을 챙길 겨를도 없이 보냈고 1주 남은 추석은 제수를 마련할 돈도 없는 복지절벽에 놓여 있다. “할아버지도 없는데 제사는 무슨 제사! 옛날이 좋았지. 서로 아무것도 없었던 시절, 서로가 불쌍하니 챙겨주며 오순도순 살았었는데……”라며 눈물을 보이는 할머니의 딱한 사정이 널리 알려져 따뜻한 손길이 닿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한편 후원 문의는 경상매일신문(054-253-7744)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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