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열매 악취 등 골머리…활용방안 모색 필요
올해는 현장근로자 열매 수확해 이웃돕기 활용
“근로자 인력으론 부족, 자생단체의 도움 필요”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포항시는 매년 가을철만 되면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열매의 악취와 미관 저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시 차원에서 은행나무가 더이상 애물단지가 아닌 보물단지로 만드는 방안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관내 식재된 4만5천여 그루의 가로수 중 은행나무는 전체 18%인 7910그루다.
대표적으로 100여그루 이상 심겨져 있는 곳을 살펴보면, 동빈동~죽도시장, 중앙도서관~나루끝, 포항중~롯데백화점, 용흥동 사격장 앞~전자여고, 환호공원~청소년수련관, 양학사거리~죽도초, 우현네거리~포항고, 죽도파출소~오광장, 존메디컬~장량초 등 큰 도로가를 중심으로 식재돼 있다.
이 중 열매가 열리는 은행나무는 암나무로, 포항시는 지난 1980년대 당시 묘목 단계에서 암수 구분이 쉽지 않아 은행나무를 암수 구분 없이 식재했다.
이로 인해 악취를 비롯한 은행나무 관련 피해 민원이 잇따를 것은 예상도 못한 현실이 오늘에서야 나타났다.
실제로 매년 가을만 되면 암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열매가 썩으면서 심한 악취를 풍기는가 하면 차량과 행인들의 발에 밟혀 거리가 지저분해지는 것은 물론 제거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은행나무에 달린 열매를 따려고 가지를 부러뜨리는 등 나무를 훼손하는 일도 발생, 지난해 3건의 신고도 접수됐다.
은행나무 열매는 소유자인 지자체의 허락없이 대량 또는 상습적으로 가져갈 경우 절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해 되풀이 되는 ‘은행나무 관련 민원’ 해결에 포항시는 지난해 열매채취 희망자를 조사했다.
시는 읍ㆍ면ㆍ동 주민센터에서 종합적으로 신청을 받고 각각 10명씩의 희망자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단 2명만이 신청을 했다는 것.
올해는 열매채취 희망자 모집 대신 현장근로자를 투입, 열매를 수확해 사회복지과와 협의를 거친 뒤 이웃돕기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지역 자생단체에서의 큰 도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타 자치단체의 경우, 예산을 지원해 열매 수확에 나서 불우이웃 돕기에 활용하기도 하며, 은행나무 열매와 잎을 활용한 친환경 방역을 실시해 예산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열매가 열리는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 식재하고 있으며, 은행 줍기 행사를 열고 주민들이 열매를 주워 가도록 하는 색다른 이벤트도 선보인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장근로자 인력으로는 관내 은행나무 열매를 모두 따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다”며 “최대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해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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