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장부중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성을 살린 지명 변경 추진을 통해 잘 사는 고장을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부정적 어감 때문에 추진됐던 지명 변경이 최근에는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살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혀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황청동은 황천으로 발음돼 지난 1977년에 지명을 변경했으며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천치리는 1983년 천현리로,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골지리는 골치아프다는 어감 때문에 2009년 문래리로 바꿨다.
명칭을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반영한 이름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지자체도 있다.
예천군 ‘하리면’은 옛 이름이 은풍면으로 지금도 은풍골이라는 지명이 남아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은풍면’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또 브랜드가치 상승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예천군은 ‘상리면’이 ‘명심보감-속편’에 기록된 ‘효자도시복’의 고장인 점을 활용, 효(孝)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브랜드하기 위해 ‘효자면’으로, 영덕군도 고래불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병곡면’을 ‘고래불면’으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울진군은 지난 4월 전세계적으로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한 ‘서면’을 ‘금강송면’으로 울진의 꽃으로 매화단지가 있는 ‘원남면’을 ‘매화면’으로 변경해 각광받고 있다.
고령군도 대가야의 도읍이었던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변경해 대가야의 역사성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지명 변경과 관련해 주민들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거나 인접한 지자체간에 마찰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주시는 지난 2012년 ‘단산면’을 ‘소백산면’으로 경남 함양군은 ‘나천면’을 ‘지리산면’으로 명칭 변경했으나 소백산과 지리산이 걸쳐있는 인접 자치단체들의 항의로 사실상 변경이 무산된 것.
최근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주민 2천여 명이 ‘세종대왕면’으로 지명을 변경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함에 따라 시가 여론수렴에 나선 가운데 변경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찬성 측은 세종대왕 컨텐츠 개발과 지역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에 있다며 사활을 걸고 있으나,반대 측은 세종대왕의 이미지 실추라는 모습을 두고 반발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