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의 말씀을 빌리자면 옛날에는 좀도둑을 일컬어 고무도둑( ‘좀도둑’의 경상도 방언)이라고 했다고 한다.
살기가 어려웠던 시절이라서 그런지 쌀뒤주에 있는 쌀도 퍼가고, 매달아 놓은 메주도 훔쳐가고, 멍석 위에 늘어놓은 나락까지 퍼 담아 가거나, 은밀하게 감춰둔 패물을 어떻게 알고 절취하는 도둑이 많았다고 한다.
위 도둑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자신의 흔적을 좀처럼 남기지 않지만, 피해자들은 도둑의 정체를 이웃에 살기 어렵거나, 손버릇이 나쁜 사람일 것으로 의심하고 이를 예방하거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해 이웃 주민들에게 도둑맞은 사실을 알리고 날짜를 정해 훔쳐간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 놓을 것을 경고하고, 만일 정해진 날짜까지 훔쳐간 물건을 되돌려 주지 않을시에 “벌레 먹은 콩을 볶아 신작로가 합류하는 곳에 뿌려서 불구자가 되게 하겠다” 거나, “병든 돼지고기를 삶아서 재래식 화장실에 넣어 몹쓸 병에 걸리게 하거나 횡액을 당하도록 하겠다”는 등 주술적인 경고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심리적인 부담을 느낀 도둑이 훔쳐간 물건을 제자리에 도로 갖다 놓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둑으로 해금 반성과 참회의 기회를 주기 위한 참으로 순박한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아파트, 빌라가 생겨나고 잠금장치 또한 발달하였지만 도둑의 수법 또한 대담해졌고 허점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물건을 절취하기 위해 침입을 감행한다.
요즈음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사건의 유형 중 도시의 경우에는 견고한 출입문보다는 가스 배관 등을 타고 상대적으로 허술한 베란다 창문으로 침입하거나, 출타 시에 가족들만 알고 있다고 믿고 열쇠를 놓아둔 우유투입구나 화단 등에 놓아둔 열쇠를 찾아서 침입하거나, 배달된 우편물이나 신문 등이 쌓여있는 것을 보고 출입문을 공구 등 도구를 이용해 손괴하고 침입하는 경우 등이 있으며, 농촌의 경우에는 도시에 비해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고 방범이 취약한 곳을 중심으로 자식들처럼 정성껏 키워서 수확해서 보관해 둔 농산물을 심야 새벽시간대에 1톤 화물차량 등을 이용해 절취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해의 농사요, 일 년의 수확물인 농산물을 절도한다는 것은 강력 범죄이며, 자식 같은 농산물을 절도한 것이기에, 반인륜범죄인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도둑이 설치기는 마찬가지이다.
옛날에는 도둑예방을 위해 주술적이고 심리적인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점차 지능화되고 대담해진 요즈음 시대에 있어 빈집 털이 예방을 위해서는 베란다 창문 등 문단속에 철저를 기하고, 농산물 절도예방을 위해서는 자위방범 대책과 더불어 농촌의 취약지역에 CCTV설치 운영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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