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장으로 이메일, 문자 등이 우편물을 대신하면서 우체통 숫자가 포항을 비롯한 대구ㆍ경북도내에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우리 시대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1일 경북지방우정청에 따르면 대구ㆍ경북도내에 설치된 우체통은 ▲2011년 3천298개 ▲2012년 2천877개 ▲2013년 2천364개 ▲2014년 1천857개이며, 올해는 지난 8월 17일 기준 1천702개로 해마다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 관내에 설치된 우체통 역시 점차 줄어들어 현재 138개가 남아 그나마 그 명맥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철거된 우체통은 주로 일정기간 동안 접수된 우편물이 한 통도 없거나 통행 불편, 미관 훼손 등 각종 민원 발생에 의해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우체통이 한 때는 공중전화와 함께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 통신수단이었던 만큼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조차 힘든 상태다. 그나마 남아있는 우체통은 우편물보단 갖가지 쓰레기가 자리를 차지하는 등 아예 쓰레기통 취급을 받고 있다. 정성을 담아 꾹꾹 눌러 쓴 두툼한 손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며 애태우던 그 시절의 아날로그 감성과 기다림의 미학 역시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하지만 급속도로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지쳐 옛 감수성을 그리워하며 다시 손편지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과 함께 기다림의 의미를 일깨우자는 취지의 ‘느린우체통’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어 위안이 된다. 느린우체통은 접수된 우편물을 6개월에서 1년 간 보관하고 있다 발송하는 방식의 우체통으로 경북도 내에서는 지난 2011년 경주 주상절리에 첫 설치됐다. 현재 대구ㆍ경북도 내 느린우체통은 대구 근대골목, 경주 보문단지, 영주 선비마을, 경산 갓바위 등 주로 지역의 관광지에 설치돼 있다. 포항시의 경우 지난해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에 느린우체통을 설치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민 김모(여ㆍ48)씨는 “어딘가를 방문했을 때의 느낌, 기분 등을 적은 글이 잊을 만 할 때 나에게 추억으로 되돌아온다”며 “이런 식으로라도 우체통을 남겨 놓아야 감수성 메마른 각박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용 소감을 밝혔다. 한편 느린우체통 설치와 관련, 지난 7월 상주시와 영양군에도 잇따라 설치되면서 향후 이 우체통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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