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국립환경과학원이 발간한 ‘한국기후변화 평가서 2010’에 이어 한반도 기후변화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는 환경부와 기상청이 한반도기후변화연구 동향과 전망을 정리한 ‘한국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4’가 발간됐다. 이 보고서는 세계기후변화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방식과 체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2천500여 편의 국내외 논문과 보고서의 연구결과를 분석 평가한 것으로서 한국판 IPCC 보고서라고 할 만한 것이다. 과학적이고 신뢰할 만한 국내기후변화 보고서가 나온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우울하다. 한반도의 기후변화가 지구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기 때문이다. 기온상승폭은 물론 해수온도와 해수면 상승률은 전 지구평균보다 2~3배 높았으며 동해에서 표층 이상화탄소 증가도 2배나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기후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그 영향도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폭염에 의한 사망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혼잡 비용이 무려 7조2천670여억 원이나 되며 해수면 상승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1m 상승으로 3천963여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렇듯 기후변화가 묵시록적 경고가 아니라 바로 과학이자 현실임을 일깨워주는 내용들이다. 그러므로 이번 보고서가 형식에 불과한 발표로 그쳐서는 결코 안 된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자료로 적극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 대책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나 행동과 별도로 국내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지구온난화뿐 아니라 재앙이나 다름없는 가뭄과 홍수, 태풍과 허리케인, 지진과 화산폭발 등 심각한 변화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나 아직도 현실은 남의 일로만 치부하고 방관하기가 일쑤이다. 정부당국은 자료발간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은 관심과 함께 홍보와 계몽에도 치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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