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노재현기자] 현재 우리의 농촌은 시장개방, 탈·이농, 고령화 등으로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지역경제는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활력저하 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근간을 이룬 농업이 최대의 위기를 맞으면서 농촌 동력화를 위한 정책패러다임의 전환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농업에 새로운 기능을 융복합해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농촌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발걸음이다. 과거 단순한 생산중심에서 탈피해 정서순화, 교육, 경관 등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중시하는 영역으로의 확대하는 정책이다. 그 변화를 주도하는 정책이 6차 산업이다. 6차산업은 생산, 제조·가공, 유통, 체험·관광 등 농업농촌의 유무형의 자원을 융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농촌의 활력 증진과 일자리를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다시 말해 농업의 가`치를 혁신시키는 미래전략사업인 것이다. 경북도가 이런 6차산업의 활성화와 정착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 6차산업, 일본의 사이보쿠 농장을 주목하라 6차산업의 시발지는 일본이다. 우리와 농업환경이 비슷한 일본도 고령화와 농업인력 감소, 농가소득정체와 농산물 개방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지역 리더와 영농법인을 중심으로 지역여건에 맞는 발전계획과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6차 산업을 도입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사이보쿠농장’을 들 수 있다. 사이보쿠농장은 1955년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작은 목장으로 출발했다. 농장은 생산중심의 1차 산업에서 육가공공장의 2차 산업과 체험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6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보존료, 착색료를 넣지 않은 친환경 햄ㆍ소세지를 생산하는 공장도 운영하고 레스토랑과 테마공원을 통해 체험관광객 유치에도 나섰다. 그 결과 연간 400만 명의 체험관광객의 방문이 농장을 찾으면서 연 6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명실공히 일본 6차산업의 롤 모델로 우뚝 섰다. 사이보쿠 농장은 현재 직원 580명, 직영목장 3곳, 산하농장 13곳, 돼지품종 300여종을 보유한 대표적인 농장으로 성장했다. ▲ 경북도, 6차산업을 통한 농업 체질개선에 박차 경북도에서도 한국의 사이보쿠 농장을 육성하기 위해 6차산업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등 각종 정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는 농업ㆍ농촌의 가치를 한단계 끌어 올리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6차산업화 선도모델 250개소를 발굴육성하고 집적화 지구 10개소, 일자리 2천개, 부가가치 1천억 원 창출을 목표로 ‘경북농업 6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올해 48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각종 정책을 야심차게 펼치고 있다. 도는 우선 농식품산업화를 기반으로 6차산업의 조기정착과 농촌지역 활력 창출을 위해 (재)경북농민사관학교에 현장 중심형 중간지원조직체인 `경북농업6차산업 활성화 지원센터`를 지정하고 6차산업 정책의 허브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했다. 센터에서는 6차산업 사업자 인증ㆍ사후관리, 6차산업화 현장코칭ㆍ전문교육, 농산물 종합가공센터를 활용한 농업인 창업지원, 지원정책 홍보 및 정보제공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또 6차산업제품의 판로 확대를 위해 (재)경상북도 경제진흥원을 통해 안테나숍 3개소(대구백화점 1개소, 이마트 2개소)를 개소하고 제품판매와 소비자반응도를 테스트하는 등 제품의 품질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수제품을 대형유통매장에 입점시키기는 등 판로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6차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주체에 대한 시설물 환경개선과 시제품생산 등의 사업비를 지원하는 ‘복합농장 지원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영세한 6차산업체들을 위해 지역내 유휴가공시설을 연계하는 등 시설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디렉토리구축사업’도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 농업생산자가 주도적으로 2차, 3차산업과 연계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지역컨소시엄사업단 지원사업’과 농촌지역의 부존자원이 집적된 지역을 지역클러스터로 육성하는 ‘6차산업화지구조성사업’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 6차산업, 선택이 아닌 필수 최근 구글은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보고 농업분야에 164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짐로저스는 ‘젊은이여 농대로 가라’는 말을 남겼다. 2가지 메시지의 공통점은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6차산업의 기운이 농업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청송군 안덕면에서 사과한과를 생산하는 김성연씨의 경우 6차산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김 씨는 “사업을 시작할 때는 물건만 잘 만들면 되는 줄 알았는데 물건을 만들고 보니 판로를 찾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도에서 운영하는 안테나숍에 입점하면서 유통에 눈을 뜨게 됐고 컨설팅을 통해 제품 생산과 포장 등에 많은 도움을 받아 이제는 생산이 판매에 미치지 못할 만큼 주문이 밀리고 있다”면서 “지금은 올 추석을 대비해 동네주민들의 손을 빌어 밤늦게까지 작업을 해야 주문물량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또 안동시 서후면에서 안동국화차를 제조ㆍ가공하는 김재현 대표는 6차산업을 “21세기형 농촌계몽운동”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혼자 잘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지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리더가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해야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6차산업의 성공 열쇠는 단순히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촌에 사람이 모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결과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그 혜택이 지역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6차 산업을 성공시키는 관건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지난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6차산업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농기업체에서 좋은 물건을 만들어 놓고도 판로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품 350여 품목을 안테나숍에 입점시켜 3개월간 1억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 중 일부제품은 대형유통매장에 정식 입점이 이뤄졌고, 3~4개 품목은 9월 중 정식 입점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6차산업에 대한 농업인의 열의도 폭발적이다. 농민사관학교 6차산업 과정은 당초 25명 모집에 181명이 지원해 7.24:1의 경쟁률을 보였다. 컨설팅을 지원하는 현장코칭사업도 당초 150회를 계획했으나 농가의 호응도가 높아 사업대상을 늘려 270회로 연장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전국적으로 실시한 ‘제3회 6차산업 경진대회’에서 ‘마 캐는 젊은 농부’ 부용농산이 참여해 동상을 수상하는 등 여러 분야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 정부도 발 벗고 지원 나서 이처럼 생산중심의 농업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6차산업에 대한 도전과 관심이 증대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농촌융복합산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재정해 6차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를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화의 원년’으로 발표하고 1차 산업을 근간으로 2차, 3차 산업 등이 융복합된 6차산업 활성화에 총력을 쏟고 있어 많은 농민들이 향후 농업ㆍ농촌을 선도할 가치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 최웅 농축산 유통국장은 "이제 농촌은 새로운 산업으로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우리도에서는 안전하게 비상할 수 있는 활주로 닦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농업인은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극대화해 떠나가는 농촌에서 다시 돌아오는 농촌을 만드는데 다 같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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