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될 성 싶은 나무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귀농인들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귀농인들을 만나다 보니 장차 제대로 정착할 사람과 떠날 사람이 대충 짐작이 간다는 말이다. ‘귀농성공’에 대해서는 무용담들이 많지만 ‘귀농실패’에 대해서 논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귀농에 실패하고 떠나는 사람들은 어느날 소리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경우에 안정적인 정착을 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지 유형별로 정리해 보았다. 독자(예비 귀농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부부(가족)가 함께 하지 않는 귀농
간혹 30, 40대에 해당하는 분들이 부부 또는 가족과 떨어진 채 귀농을 결행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어린 자녀를 데리고 귀농하는 것이 특히 아내의 입장에서는 선뜻 내키지 않을 수가 있다. 이해가 간다. 하지만 가장의 입장에서 보면 아내와 아이들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은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농촌의 밤은 외롭다. 당연히 유혹도 많다. 도시에 사는 가족들 만나러 왕래하는 통에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농사꾼들 말에 의하면 아내가 큰 일을 도와주지 않아도 밭 머리에 앉아서 남편의 말 상대만 되어줘도 큰 일을 돕는거라고 한다.
2.귀농멘토가 없는 경우
농촌생활에서 좋은 멘토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지 모른다. 농사기술을 전수받는 것도 중요하거니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그렇다. 귀농멘토는 이미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귀농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도 희한하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멘토가 없어서 갈팡질팡하다가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자신을 낮추고 고집을 꺾으면 좋은 멘토들은 주위에 의외로 많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3.환상을 가진 귀농인
세상에 그 어떤 일도 단번에 일확천금을 얻는 것은 거의 없다. 이것은 거의 진리에 가깝다. 귀농인들도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면 하면 스스로 좌절감에 빠지기 쉽다. 농사는 멀리 내다보고 묵묵히 걸어가야 하는 등반과 같은 것이다.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농사일수록 손익분기점도 그만큼 길다고 여기면 틀림없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한 사람이 승자가 된다.
4.자기경력 자랑하는 사람
귀농인들 중에는 간혹 큰 사업체를 경영했다거나 나름 화려하고 대단한 이력의 소유자들이 있다. 그러나 귀농초기에는 이런 경력들은 별 의미가 없다. 자기를 과시하려들거나 떠버릴수록 오히려 경계심만 유발할 뿐이다. 같은 귀농인들도 좋게 봐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농사에 집중해야 한다. 농촌을 알아가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면 알아볼 사람들은 다 알 아 본다.
5.이웃과의 불화가 끊이지 않는 사람
농촌에서의 삶은 어항 속에서 사는 금붕어. 혹은 마치 유리로 만든 집에서 산다고 보면 된다. 얼마의 시일만 지나면 누가 누군지 다 드러난다는 말이다. 또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처럼 안 좋은 소문은 더더욱 빨리 퍼지는 법이다. 한 사람과의 불편함은 열 명, 스무 명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갈 수 있다. 한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다 보면 마을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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