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사고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예상했던 일이긴 하나 온 국민을 분노케 하고 후안무치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북한군 지뢰 도발사고 당시 작전수행 중이던 우리 군 장병들의 투철한 군인정신이 국민을 든든하게 만들었다. 북한의 비열한 테러에 젊은 병사들이 중상을 입은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으나 불굴의 감투정신과 빛나는 전우애를 발휘한 우리 수색대원들이 너무도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러웠다. 중상을 입은 김정원(23), 하재원(21) 하사는 물론 소대장 문시준(24) 소위와 박선일(45) 주임원사, 수색정찰팀장 정교성(27) 중사와 이형민(21) 하사, 최유성(22) 병장, 박준호(21) 상병 등 수색대원 8명은 모두가 대한민국의 영웅이었다. 하 하사가 수술에서 깨어난 뒤 처음 한 말은 “다른 대원들은 괜찮느냐” 라는 말이었다. 김 하사 역시 중상을 입었지만 자신의 상태보다 하 하사의 안위부터 물었다. 그는 폭발당시 본인도 극심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하 하사가 의식을 잃을까봐 정신 차리라고 계속 독려했다고 한다. 정 중사는 폭발즉시 대원들에게 흩어져 대열을 갖추라고 명령한 뒤 또 다른 폭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부상당한 전우에게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다. 발 빠르게 18분 만에 침착하게 후송을 마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젊은 장병들의 이 같은 용감하고 슬기로운 대처에 비해 안보컨트롤 타워인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대응과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의 대응은 실망을 넘어 국민을 분노케 했다. NSC는 사건발생 나흘 뒤에야 뒷북회의를 가져 적절한 대응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그뿐인가 참모총장 이하 지휘관들은 사고발생 다음날 술자리 회식을 가졌다니 이게 어디 본정신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부하 장병의 생사를 앞에 두고 그 술이 정녕 목구멍으로 넘어갔단 말인가. 그렇잖아도 군납비리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안고 있는 처지가 아닌가? 지금 대한민국이 지켜보고 있고 국민이 그나마 마음이 놓이는 것은 NSC나 군 수뇌부나 정부가 아니라 8인의 수색대원 같은 용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병들이여 그대들이 진정한 대한의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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