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교회 숫자는 도대체 어느 정도 될까? 주요 교단들이 발표하는 자체 통계치와 관련 자료들을 취합해 보면 대략 8만여개가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에서 도시와 농촌을 구분해서 본다면 그 비율이 어떻게 될까? 물론 정확한 통계를 제시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회적인 접근 방법을 통하면 대략 그 숫자를 추산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가령 이런 방식이다. 교계에서 개척 교회가 차입이라든지 또 다른 교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립이 가능한 교세 그리고 사회나 다른 교회를 도울 수 있는 교세를 200명 정도로 본다. 현실적으로 이 200명의 교세는 도시교회와 농촌교회를 가르는 기준점이 된다는 것이다. 도농복합지역은 차치하고 순수 농촌지역의 교회들 중에서 200명을 넘는 교회는 많아야 1~2곳에 불과하다. 물론 청송군도 예외가 아니다. 그럼 이렇게 200명이 넘는 교회는 전국적으로 얼마가 될까? 넉넉하게 잡아도 20%가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 거의 통설이다. 전국 교회 숫자를 8만개로 잡는다면 교회 중에서 1만 6천개 남짓이라는 얘기가 된다. 느닷없이 교세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를 궁금해 할 것 같다. 바로 도농교류에 있어서 교회가 차지하는 의미, 역할을 말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 농촌출신으로 도시목회에 소위 성공한(?) 선배 목회자를 뵐 기회가 있었다. 농촌교회의 사정을 설명하고 농촌교회를 통한 농산물 유통에 협력을 요청하자 돌아 온 답변은 ‘기꺼이’ 돕겠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도시교회는 농촌교회에 대하여 빚진 마음이 있다는 것이었다. 과거 7,80년대 산업화가 한창일 때 농촌의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산업화의 열매는 도시교회도 당연히 누리게 되었다. 소위 대형교회의 등장도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반면에 농촌의 교회는 점점 위축되었고 고령화 추세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 됐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교회는 농촌과 농촌교회를 도와야 한다는 분위기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정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농촌과 농촌교회를 돕는다는 것은 다름 아닌 ‘농산물 팔아주기’이다. 하지만 도시교회의 교인들은 농산물 소비에 있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개별적인 존재로서 도시의 전통시장이나 마트에서 보이는 소비행태와 교회를 매개체로 하는 도농교류에서의 소비행태는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전자는 한 푼이라도 더 절약하려는 마음과 기왕이면 싼 값에 더 많이 사려고 하는 경제논리로 접근한다고 본다면, 후자는 다소 넉넉한 인심을 가지고 무조건(?) 소비해 주고 싶은 사랑의 논리가 우선한다. 게다가 교회 내의 분위기나 정책이 농촌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 혹은 농촌교회 돕기 형태가 되면 그 소비량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농촌교회, 혹은 농촌의 목회자들 가운데에는 이런 접근방식으로 자립에 상당한 근거를 마련하기도 한다. 물론 도시교회라고 해서 무조건 농촌교회가 유통하는 농산물을 사주는 건 아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서 3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체득했다. 첫째는 브랜드가 분명해야 한다. 이때의 브랜드라 함은 지역 농산물이 가지는 브랜드의 가치와 함께 그것을 중개하는 사람(교회)의 브랜드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신뢰성 있는 유통이 가능해진다. 둘째는 품질의 포지셔닝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반드시 상급의 품질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농가 스스로가 양심적으로 책정한 품질과 가격의 적정성에 기반을 두면 된다는 말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여기에도 스토리텔링 기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농촌교회들 중에서 독특한 스토리를 가진 교회와 목회자들이 생산하고 유통하는 농산물들은 판로를 꾸준히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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