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강동진 기자]지방의 작은 여행사가 235년 전 연암 박지원이 다녀온 청나라 수도 연경과 열하지방을 중심으로 한 역사탐방 여행 상품을 내놓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화제의 여행사는 포항에서 허욱 사장이 운영하는 ‘R&E투어’(포항시 남구 중흥로 105)다.
이 여행사는 연암 선생이 쓴 ‘열하일기’를 주제로 한 ‘삶과 문명의 비전, 열하일기 고전여행’이란 역사탐방 여행상품을 개발해 최근 출시를 했다.
왜 지방의 작은 여행사 대표가 연암의 발자취를 알리겠다고 이 상품을 기획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허 사장은 대부분의 해외 여행상품이 해외로 나가 보고, 먹고, 노는 위주의 상품이어서 고객들이 귀국 후 좀 유익한 상품을 원하던 차에 ‘열하일기’를 알게 돼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최근 그는 지인으로부터 열하일기를 쓴 연암 박지원에 대한 얘기를 듣고 바로 이거다 싶어 중국 열하지방(하북성 숭덕)을 중심으로 한 여행상품을 개발, 세부 일정을 확정하고 최근 선발대를 모집하고 있다.
이 상품은 역사탐방이란 큰 의미도 있지만 지방의 작은 여행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시작했다는 게 더욱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는 “우리 역사상 가장 개혁적인 인물이다. 그에 대해 공부하고 실천하면 누구나 밝은 미래가 보인다”라며 침이 마르도록 연암에 대해 극찬을 했다.
여러 사학자나 문학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연암 박지원은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 속에 가
장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그의 중상적이고 실용적인(이용후생) 정신은 오늘날 우리보다 앞선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속설이긴 하지만 등소평이 연암의 열하일기를 읽고 중국의 개방을 추진했다는 설이 있다.
사실이 아니더라도 235년 연암이 지은 열하일기는 오늘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매우 크다.
지금 우리나라 리더들이 연암의 혁신적인 마인드를 배워 실천하지 않으면 한국은 선진국으로의 도약이 힘들다.
이 여행사의 역사탐방 여행상품인 연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삶과 문명의 비전, 열하일기 고전여행’ 상품은 5박 6일 일정으로 짜져 있다.
그러나 교수, 교사, 기업체 대표와 간부, 국가와 지방 공무원, 정치인 등 우리 사회를 이끄는 한국사회의 리더들은 반드시 걸어봐야 하는 길이다.
일반적인 해외여행 상품이 나쁜 게 아니라 해외견학 및 여행 상품으로 이만한 상품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사업하기 힘든 오너들은 연암의 혁신적이 마인드와 그가 밟은 열하를 경험하게 되면 번뜩이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행 도중 열하일기에 쓰여 있는 내용을 곁들인 전문 가이드의 설명은 연암이 걸었던 당시의 현장감을 한층 더 북돋울 것이다.
연암의 열하일기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하고, 여행 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열하일기」는 연암 박지원이 쓴 중국 기행문집으로 26권 10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1780년(정조 4)에 삼종형인 박명원을 따라 청나라 고종의 칠순잔치에 가는 길에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을 적은 글이다.
중국의 역사, 지리, 풍속, 토목, 건축, 선박, 의학, 인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문학, 예술, 천문, 병사 등 모든 분야에 이르기까지 수록되지 않은 분야가 없을 만큼 광범위하고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더욱이 단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이용후생에 중점을 두고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이 일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연암만의 독특한 문체와 생생한 인물 묘사, 풍자 등을 최대한 살렸으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풀어썼다.
또 사절단의 이동 경로를 그린 지도를 수록해 한양에서 열하까지의 기나긴 여행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적었다.
열하일기의 시작은 1780년 연암이 한양을 떠나 압록강을 건너 처음 밟은 청나라 땅 상첨자(제1권, 도강록)에서부터 시작된다.
상첨자는 현재 중국 요녕성 단둥에서 북으로 두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압록강변 일대를 말한다.
○세부 일정(5박 6일)은 다음과 같다.
▶ 1일차, 인천ㆍ대련. 안중근의사 여순감옥, 고구려비사성 관광 후 단둥으로 이동 첫 숙박
▶ 2일차, 단둥ㆍ요양. 압록강 단교, 상첨자(연암의 첫 중국 입성지역), 구련성, 호산장성(고구려 성)투어. 요양으로 이동 백탑, 광우사 관제묘 관광. 숙박.
▶ 3일차, 요양ㆍ심양ㆍ북진ㆍ금주. 심양황궁, 실승사, 북릉공원, 이성량 패루, 숭흥사 관광. 금주서 숙박
▶4일차, 금주ㆍ진황도ㆍ북경. 진황도, 맹강녀묘, 산해관, 왕부정거리 관광. 전신마사지. 숙박.
▶5일차, 북경ㆍ숭덕 이동. 피서산장, 보타종승지묘(소포탈라궁), 열하 등 청나라 여름별장 도시 관람. 숙박
▶6일차(마지막 날), 숭덕ㆍ북경ㆍ인천 오후 5시 국제공항 도착 및 해산.
이 일정으로는 당시 연암 선생의 발자취를 도저히 소화할 수 없지만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아무리 의도가 좋다하더라도 너무 길게 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열하로 떠나기 전에 ‘열하일기’ 줄거리라도 공부하고 이 투어에 참여한다면 공부와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모든 분야를 개혁치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35년 전 연암은 후대에게 교훈으로 삼을 메시지를 준 일기라 할 수 있다.
각 분야에서 리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이 여행을 통해 연암을 배워 실천한다면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게 확실하다.
당시의 인걸은 다 떠났으나 오늘 이 시간에도 중국의 뜨거운 열하는 유유히 흐르고 있다.
*R&E투어 문의 054) 272-8233, 02) 326-1616. 010-3809-1759.
경북 포항시 남구 중흥로 105(3F). 서울 마포구
서교동 39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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