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오세요. 체온 재고 손 소독제도 발라요~” 22일 오전 포항 기계초ㆍ중ㆍ고 200여명의 학생들이 휴업을 일주일 만에 마치고 등교를 재개했다. 이는 지난 12일 기계고 교사 A씨(59)의 메르스 확진 판정으로 휴업 조치가 내려졌으며 자가격리 중이던 학생과 교직원들이 추가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수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 학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학생들의 시끌벅적한 소리로 가득찼다. 메르스로 인한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열흘동안 정적만이 감돌던 교정은 어느새 신나는 음악소리로 가득 채우며 오랜만에 나선 등굣길의 기분을 더욱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8시 40분 사이 포항시북구보건소를 비롯한 포항교육지원청, 새마을지도자기계면협의회 등 수십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기계중ㆍ고 학생들의 원활한 등교를 도왔다. 포항시북구보건소 직원들은 교정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새마을지도자기계면협의회원들은 아이들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는 등 메르스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돌아서는 분위기 속에서도 완벽한 퇴치를 위한 막바지 총력전을 펼쳤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이경희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도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며 격려했다. 8시가 다가오자 학생들이 속속 얼굴을 비추면서 정문 앞을 지키고 있는 많은 인파들에 놀란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이런 풍경이 낯설다는 표정이면서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좋은지 들뜬 모습을 보였다. 정문 안에서 기다리던 교사들은 교정으로 들어서는 학생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한 여교사는 자신이 지도하는 아이들이 타고 온 카풀 자동차가 도착하자 달려나와 반갑게 맞이했다. 반 학생들 역시 담임선생님을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전했다. 학생부장과 선도부는 이날도 변함없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두발과 복장불량 학생들을 잡아내며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학생들에게 “일주일동안 뭐하고 지냈냐”며 안부를 물었다. 이에 학생들은 하나같이 “집에 있었죠”라고 입을 모았다. 놀러 나간 것 아니냐는 교사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교실로 들어가는 학생도 있는 반면 23일 치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공부를 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일주일 내내 방에만 있다보니 이제 집에 들어가기도 싫다는 학생들과 ‘밤낮이 바뀌었다’, ‘새학기 기분이다’는 등 조잘조잘 학생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가득했다. 메르스 확진자(131번)이자 기계고 교사인 선생님에 대해 묻자 학생들은 “항상 방긋방긋 웃으시고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등 정말 건강한 분이셨다”고 답했다. 권주향(여ㆍ기계중3)학생은 “아무도 욕하지 않고 선생님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아이들을 데려다 주러 온 학부모들도 한결같이 “불안한 마음보다는 다시 학교생활을 하는데 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40분 마지막 등교생이 교문을 들어오면서 교직원이 함께한 등교가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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