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사수하고자 국군과 미군 3천500여명이 목숨을 바친 경북 낙동강 최대의 격전지 다부동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요즘 각종 매체에서는 북한관련 소식을 다양한 내용으로 제작 방송하고 있다. 탈북민을 등장시켜 북한사회의 실상을 들추는 오락물에서부터 잔혹한 인권유린의 실상 뿐만 아니라 북한 고위층의 숙청과 처형되는 공포정치의 현장까지 다양하게 비춰준다.
핵공격 가능성도 시사하며 전 세계를 위협하는 전쟁광의 도발까지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젊은이들은 이런 상황이 가깝지만 먼 곳 세상으로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 드라마속의 이야기로 흘려버리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이러한 안보 불감증이 만연한 채 심지어는 6. 25전쟁이 북침인지 남침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다.
물론 젊은이들이 우리역사를 바로 깨우치고 알 수 있도록 노력과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도 크다.
그리고 그들은 시대흐름에 따라 취업이라는 새로운 전쟁 중에 있기 때문에 우리역사에 대해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터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그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경제성장으로 인한 풍요로움은 부모세대로부터 물려받았을 뿐 스스로 피와 땀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학교현장에서 한국사 바로 알리기가 긍정적인 교육방향으로 제시되고 한국사가 대입수능 평가의 필수과목이 된다고 하니 늦었지만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걱정스러운 것은 메르스의 여파로 호국보훈의 달이 묻혀 버렸다는 것이다. 정부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애국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했다.
6월에는 의병의 날(1일) 현충일(6일) 6. 25(25일) 제2 연평해전(29일) 등 주요 기념일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해마다 관련 기념행사를 열어 왔다.
하지만 메르스 공포가 급습한 올 6월은 상황이 달라졌다. 현충일 추념행사도 각 지자체마다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됐다.
메르스 감염예방을 위해 모임이나 행사를 자제하고 시민들을 메르스로부터 감염을 막아 보호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는 정부와 온 국민들이 지혜와 슬기를 모아 극복해야할 과제이나 이로 인해 순국선열과 애국정신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는 않을지 매우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모쪼록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마음만은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날 그 처절했던 질곡의 역사에 대한 기억이 시간이 흘렀다하여 왜곡되거나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하려는 일련의 사회분위기가 형성돼 가는 듯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보훈의 중요성에 대한 외면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동체의식의 상실이다. 이런 우려스러운 일부 국민인식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태극기와 애국가에 대한 태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경일이나 국가기념일에 우리는 마을마다 동네마다 펄럭이는 태극기의 물결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들어서는 국경일에도 태극기 구경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특히 현충일에는 더 어려워졌다. 수많은 해외 참전용사들이 이름도 몰랐던 이 땅에 와서 흘린 피와 멈춰버린 그들의 숨결을 생각해보라.
얼마 전에도 낙동강 전선에서 실종된 미군장교를 65년이나 기다리다 사망한 미망인이 치열한 전투로 유서 깊은 왜관 호국의 다리 밑에서 영혼으로 재회했다.
이러한 사항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일깨우는 것 보훈은 그래서 국가운영의 뼈와 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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