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일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인 음력 5월 5일 `단오`가 올해는 6월 20일이다. 지난해 6월 2일이었던 단옷날은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또 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까마득하게 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게다가 올해는 메르스 확산 우려에 따라 전국적으로 각종 단오 관련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 제13호 강릉 단오제(5.22.~6.23./단오장과 지정 행사장)를 비롯해 ▲ 제123호 법성포 단오제(5.22.~6.21./영광 법성진 숲쟁이 공원) ▲ 제44호 경산자인 단오제(6.19.~21./경산자인의 계정숲) 등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단오제 행사가 올해는 취소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여기에 포항에서도 매년 단오절민속축제를 열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각종 공연과 민속놀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지만 메르스 확산 예방차원에서 연기됐다. 포항문화원(원장 배용일)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포항시 소속 29개 읍·면·동과 포항문화원 문화반 4개 팀이 참가해 퍼포먼스 경연대회를 벌이고 단체 윷놀이, 그네뛰기, 투호놀이, 여성한복맵시 자랑대회, 노래자랑 대회 등이 펼쳐질 예정이었다. 이에 본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시풍습인 단오를 맞아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문화다양성, 문화공동체 가치를 느껴볼 수 있도록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 단오란? 모내기와 파종을 끝낸 뒤 잠시 쉬어가던 단오는 설날, 추석, 한식과 함께 한국의 대표 명절에 속했지만 농경민속의 쇠퇴와 함께 점차 그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단오(端午)의 ‘단(端)’자는 처음 곧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자는 오(五), 곧 다섯의 뜻으로 통하므로 단오는 ‘초닷새(初五日)’라는 뜻이 된다. 일명 수릿날[戌衣日ㆍ水瀨日]ㆍ중오절(重午節)ㆍ천중절(天中節)ㆍ단양(端陽)이라고도 한다. 일년 중에서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왔고 여러 가지 행사가 전국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단오는 더운 여름을 맞기 전의 초하(初夏)의 계절이며,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이기도 하다. 단오행사는 북쪽으로 갈수록 번성하고 남으로 갈수록 약해지며, 남쪽에서는 대신 추석행사가 강해진다. 단오는 중종 13년(1518) 설날ㆍ추석과 함께 ‘삼대명절’로 정해진 적도 있었다. ■ 음식 단오에 먹는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이날 여러 액을 제거하고 몸을 보양하기 위해 수리취떡, 도행병, 앵두화재, 제호탕을 먹는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수리취떡이다. 쑥을 짓이겨 쑥물을 낸 뒤 쌀가루를 섞어 둥글게 빚은 뒤 그 위에 수레바퀴 모양의 무늬를 찍어서 만든 떡으로 쑥절편과 비슷하다. 도행병은 초여름에 나는 각종 과일을 즙을 내 쌀가루에 버무려 쪄먹는 설기떡이다. 특히 여름 과일인 복숭아와 살구의 즙으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이들 과일을 즙으로 내어 쌀가루에 섞은 뒤 햇빛에 말려 뒀다가 가을이나 겨울에 떡을 쪄 먹기도 한다. 앵두화채는 초여름에 많이 나오는 앵두, 오디 산딸기 등을 활용해 만든 화채다. 제호탕은 한약재를 곱게 갈아 꿀을 넣고 중탕으로 끓인 청량음료로 주재료인 오매는 매실 껍질을 벗기고 짚불 연기에 그을려 말린 것으로 기침에 효과가 좋다. 여름철 기력 보강에 탁월하다. ■ 풍속 및 행사 지역마다 사람들이 모여 그네뛰기나 씨름, 탈춤, 가면극 등의 놀이를 즐겼으며 여자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습이 있었다. 이밖에도 경북지방에서는 널뛰기ㆍ윷놀이ㆍ농악ㆍ화초놀이 등의 놀이도 했다. 민간에서는 이날 음식을 장만해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를 하며, 창포이슬을 받아 화장수로 사용하고, 창포를 삶아 창포탕을 만들어 그 물로 머리를 감기도 한다. 그러면 머리 카락이 소담하고 윤기가 있으며,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몸에 이롭다 해 창포 삶은 물을 먹기도 했다. 또 단오장이라 해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를 삼아 머리에 꽂기도 했으며 양쪽에 붉게 연지를 바르거나 비녀에 壽(수)ㆍ福(복)자를 써서 복을 빌기도 했다. 붉은 색은 양기를 상징해서 악귀를 쫓는 기능이 있다고 믿어 연지 칠을 하는 것이다. 일년 중에서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인 단옷날 중에서도 오시(午時)가 가장 양기가 왕성한 시각이므로, 단옷날 오시를 기해서 농가에서는 익모초와 쑥을 뜯는다. 여름철 식욕이 없을 때 익모초 즙은 식욕을 왕성하게 하고 몸을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쑥은 뜯어서 떡을 하기도 하고 또 창포탕에 함께 넣어 삶기도 하는데, 벽사에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농가에서는 약쑥을 뜯어 말렸다가 홰를 만들어 들에서 일을 할 때 불을 붙여놓고 담뱃불을 당기는 데 사용했다. 이 때의 약쑥홰는 약쑥 대여섯 개를 한 묶음으로 짚으로 친친 감아 연이어 길이를 2m쯤 되게 만든다. 긴 것은 불을 붙이면 하루 종일 타게 된다. 농가에서는 오시를 기해서 뜯은 약쑥을 한 다발로 묶어서 대문 옆에 세워두는 일이 있는데, 이는 재액을 물리치고 벽사에 효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풍으로는 가수(嫁樹)가 있다. 가수는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놓아 많은 열매가 열리도록 비는 ‘나무 시집보내기’ 풍습으로 정월 대보름에도 한다. 특히 단오 무렵이면 대추가 막 열기 시작하는 계절이기에 대추나무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놓아 대추풍년을 기원하니 이를 `대추나무 시집보내기`라 한다. 집단적인 민간행사로는 단오제ㆍ단오굿을 하기도 했다. ‘강릉 단오굿’과 같은 집단적 단오제로 공동체의식을 이루는 축제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까지 전승되고 있는 단오굿으로는 대관령국사성황을 강릉시내 여성황당에다 모시는 ‘강릉단오굿’과, 문호장(文戶長)이라는 신령한 인물에게 올리는 경상남도 창녕의 ‘문호장굿’이 있다. 일시 소멸됐다가 복원된 경북 경산시 자인면의 ‘한장군(韓將軍)놀이’도 유명하다. 이 놀이에서는 ‘여원무(女圓舞)’라는 춤을 춘다. 한편 궁중에서는 이날 제호탕ㆍ옥추단ㆍ애호ㆍ단오부채 등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하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단오의 여러 행사는 벽사 및 더위를 막는 신앙적인 관습이 많고 대추나무 시집보내기와 같은 기풍행위가 주가 되며, 더운 여름에 신체를 단련하는 씨름과 그네뛰기 등의 민속놀이가 있다. ※자료제공 : 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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