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대응에 실패한 정부의 무능과 대통령의 불통은 국민들 귀에 못이 박힐 만큼 듣고 들어왔다. 위기관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허둥대고 국민과는 동떨어졌다. 그런데 이런 정부를 향해 장관에게 호통을 치던 국회는 어디로 갔나? 국민의 대표가 모인 국회가 국가재난상황에 먼저 머리를 맞대고 슬기를 모아도 시원찮을 마당인데 말이다. 민심을 다독이고 정부의 재난관리에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할 국회가 팔장만 낀 채 친박 비박이니 친노 비노니 색깔 논쟁만 벌이며 자기주장과 정당의 이해관계는 사사건건 따지고 끝장을 보는 사람들이 거창하게 시작하는듯하더니 여야가 제각각 메르스 특위 하나 달랑 만들어 놓고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고 있다. 뻔뻔하기로 하면 메르스도 당해낼 재주가 없는 대한민국 국회의 진면목이다. 신종 감염병은 국경도, 정해진 순서도 없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후 여태껏 국회는 뭘 했나? 방역과 구호체계에 관한 법률과 법안을 다듬고 격리조치에 필요한 기준과 범위를 세세히 검토하고 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함에도 먼 나라 일로 치부했다. 보통 서민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온갖 특혜에다 대우를 받으면서도 정작 필요한 때는 그림자조차 찾기 힘든 선량들이 무려 300명이다. 오죽하면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먼저 나서서 정보공개를 유도하고 정부와의 역할분담을 종용했을까? 국민이 위험에 처하고 국가가 위기에 봉착하면 몸 사리지 않고 가장 먼저 나서야 할 대표기관이 이럴진대 그 나라 정치수준은 보나마나 아니겠는가? 한 여론조사에서 국회가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왜 고작 5%에 불과한지 알만한 대목이다. 국민의 대표라는 말만 앞세우고 국가재난에서 비켜선 정치판이라면 이런 국회에 국민의 신뢰는 사치에 불과하다. 국회와 정치를 울타리 삼아 5천여만 국민이 살아갈 길이 아득할 뿐이다. 이런 국민 가슴에 염장 지르는 국회를 지켜보고 희망의 빈 망태기를 울러 메고 살아가야 하는 국민들은 허탈하다 못해 서글프기만 하다. 이런 와중에 여야 대표만이 국민 불안을 달랜답시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환자가 다녀가 손님이 끊긴 병원과 식당 등 현장을 누비고 새정연 문재인 대표는 무정부 상태라며 정부의 무력함만 나무라며 정책대안 제시만 늘어놓고 있다. 모든 대책과 관리를 정부와 지자체, 민간의료기관에만 맡겨 놓고 바라만 보고 있는 국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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