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파견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공동조사단이 보건당국과 국내 메르스 전파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 활동을 벌였다. 후꾸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이 이끄는 합동조사단에는 WHO서태평양본부 소속 바이러스 감염예방 전문가와 과거 중동에서 메르스 발병을 다뤘던 경험이 있는 공중보건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를 거점으로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과 이후 감염경로, 격리시설 등을 둘러보고 관련정보를 수집 분석했다. 그 결과 마거릿 챈 WHO사무총장은 한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메르스 확산과 관련 비록 병원내 감염으로 환자수가 늘긴 했지만 적절한 의학적 대응으로 메르스의 추가 확산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챈 총장은 홍콩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N1)와 중증호흡기증후군(SARS)이 유행했을 당시 방역활동을 지휘한바 있다. 그는 메르스의 지역 확산을 막는데 필요한 조치에 대해 국민이 소문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정보에 따라 행동할 필요가 있다며 메르스 환자치료 병원수를 줄여 잠재적으로 메르스에 노출될 수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적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챈 총장은 또 한국에서 메르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에 대해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가족 구성원이 돌보는 한국의 사회문화적 간병 전통이 병원내 감염확산에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여러 환자가 함께 운집된 오픈된 응급실 구조와 외국에서는 1인1실 내지 2인1실의 입원실 구조에 반해 우리나라 병원들의 입원실에는 여러 환자가 함께 사용하는 다인실 구조와 냉난방시설의 중앙집중식으로 사우나 같은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못지않게 더욱 무서운 것은 우리 국민들의 심리현상 또한 한몫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3만 여명으로 추산되며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지난해 4천762명으로 연간 5천명에 달하며 부상당한 사람은 33만 여명이나 된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는 아무 걱정없이 버스나 택시를 타고 직접 차를 몰고 다닌다. 그런데 지금 온 나라가 난리법석인 메르스는 어떤가? 메르스는 물론 위험한 질병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같은 기간 중 교통사고 사망자는 메르스의 수 십 배에 달하지만 자동차 기피현상이 생겼다는 말은 없다. 우리 두뇌에 깊숙이 박힌 전염병 공포는 우리의 연약한 이성을 압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메르스를 피하기 위해 메르스 보다 더 위험한 자동차를 몰고 강원도 청정지역을 찾아 피신가고 있는 심리상태를 점검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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