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의 발달이 학교의 붕괴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전망은 오래전부터 심심치 않게 거론되었다. 갈수록 가속도가 더해지는 인터넷 속도와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스마트폰 기술 등의 발달은 그러한 주장에 힘을 더 실어줄 전망이다. 미국 MIT공대에서 무료로 공개하는 인터넷 강좌가 이미 2011년에 1800개 강좌에 월 1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바 있고,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TED 강의는 TEDx 형태로 정착되어 지역별 유명 인사들의 강의까지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우리나라 또한 소위 ‘인강(인터넷 강의)’ 이 수험생들에게 인기를 끌며 대형 학원을 중심으로 포화 상태를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따금 학교폭력이나 일부 교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 매스컴에라도 나오면 이제는 학교가 필요 없다는 극단적인 말까지도 나온다. 돌이켜 보면, 현재의 교육제도는 산업화시대에서 설계되고 정착된 제도이다. 따라서 어떠한 형태로든 변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 세계 어느 나라할 것 없이 교육과정이라는 틀 안에서 비슷한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획기적으로 틀 자체를 바꾸고 있는 나라는 없다. 물론 많은 교육학자들과 미래학자들은 미래의 학교 모습과 교육제도를 디자인하고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그렇다면 일부 학자들의 주장처럼 현재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일까? 필자의 생각에는 그런 주장을 하는 학자들이 모여 미래를 대비하는 새로운 교육과정과 학교를 설계한다 해도 현재로서는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교육이라는 시스템이 단지 제도나 시설이 바뀐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의식의 전환이고 교육방법의 변혁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 왔다. 기존의 고정된 교육과정 체제에서 수시개정교육과정 체제로 바뀌어 언제든 사회적 변화의 대응에 필요한 부분을 수정 보완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하였고,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재량권 또한 단위 학교로 넘긴지 오래다. 즉 국가에서는 기본적인 틀을 제공하고 학교에서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최근의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를 살펴보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다. 제도적으로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정책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교사들은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활동 등의 강화로 교육과정 재구성능력이 향상되어 기존의 교과서 중심에서 교육과정 중심의 교수학습활동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이에 따른 변화를 위해 협동학습, 프로젝트학습, 토론 학습 등 학생중심 교수학습활동과, 창의ㆍ인성 교육에 바탕을 둔 스마트교육, 융합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등 교육계 모두가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교과서 밖으로 눈을 돌려 학생들에게 자극을 주는 요소들을 적절하게 교육현장에 투입하여 지도하고 있는 것이다. 급하게 서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가올 미래 사회가 천지개벽 하듯 변화하는 것 또한 아니다. 지금하고 있는 것들을 좀 더 내실 있게 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며 ‘인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는 이미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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