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 기자]
3회말 롯데 선발 구승민 직구 공략…우측 담장 넘겨
“국내 전무후무 프로야구 역사상 견줄만한 선수 없어”
‘400호 습득자’ 김재명 씨 “기증, 아내와 상의 후 결정”
이승엽(39ㆍ삼성)이 3일 약속의 땅인 포항야구장에서 마침내 개인통산 400호 홈런을 시원하게 쏘아 올렸다.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에서 통산 399호를 장신한뒤 4일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이승엽은 이날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0으로 앞선 3회말 2사에서 상대 선발 구승민의 2구째 140km 직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는 120m를 날아갔다.
이 한방으로 이승엽은 1559경기 만에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00홈런을 기록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홈런에 관한한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이승엽과 견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일본에서 활약한 가운데 수립한 기록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승엽은 그해 13홈런을 때려내며 거포로서의 자질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간결한 스윙과 강한 팔목 힘은 이승엽 홈런의 근원이었다.
이승엽은 이듬해(9홈런)를 제외하고 매해 두 자리수 홈런을 기록했다. 입단 3년차이던 1997년 32홈런으로 첫 홈런왕을 차지하면서 거포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승엽은 1997년부터 지난 해까지 일본 진출(2004~2011) 기간을 제외하고 10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또 1997년과 1999년 그리고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역대 최다인 5차례 홈런왕에 올랐다.
이승엽은 1999년 54홈런으로 프로야구 최초의 시즌 50홈런이라는 신기록을 시작으로 한국 야구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2003년에는 56홈런을 쏘아올리며, 한국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넘어 당시 아시아 신기록(2013년 일본 발렌틴 60홈런으로 경신)까지 작성했다.
이후 이승엽은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 일본에서 8시즌 동안 총 159개의 홈런을 쳤고 2012년 다시 한국으로 복귀했다.
한국 무대로 돌아온 이승엽은 2012년 7월29일 목동 넥센전에서 한일 통산 500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프로야구 최초로 8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3년 6월 20일 문학 SK전에서 개인통산 352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팀 선배였던 양준혁의 기록을 뛰어넘어 마침내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의 고지에 올라섰다.
이후에도 이승엽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2014년 32개 홈런으로 건재함을 과시했고 마침내 통산 13시즌인 2015년 400홈런 고지에 오르게 됐다.
일본에서의 기록을 더하면 이승엽은 총 559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에도 이승엽보다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배리 본즈(762홈런ㆍ1위), 행크 아론(755홈런), 베이브 루스(714홈런ㆍ3위) 등 단 13명뿐이다. 일본의 경우 왕정치의 868홈런(22시즌)이 최다기록이다.
한편 이승엽의 최초 400호 홈런볼을 잡은 주인공은 천안에 사는 남성 야구팬 김재명(42)씨로 알려졌다.
김재명 씨는 “풀밭으로 굴러간 공을 1차로 찾다가 다시 올라온 뒤 사람들이 빠지고 나서 다시 내려가 공을 줍게 됐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론 기증을 하고 싶지만 아내가 내려온 건 알고 있으니 보여주고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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