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저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자식들이 그럴 것입니다. 밴드에 올라온 어느 여학생이 썼다는 글을 읽고부터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고 미안해서 이른 새벽에 자주 잠을 깨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 글을 읽을 때마다 옆에서 잠든 아내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두가 이 글을 읽고 나서 어머님에 대해 ‘나는 어머니에게 어떤 존재였는가?’반성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면서 너무 가슴에 와 닿은 글이라서 오늘 실었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나한테 티끌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안쓰럽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이 고마웠습니다. 보답하고 답례하고 싶어 후배와 친구들을 불러냅니다. 날 위해 밥을 하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당신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일상에 그들을 대신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일상에 지치고 힘든 어머니를 위해 진심으로 눈물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남자친구가 생기고 사랑을 하면서 더 잘 해주고, 더 아껴주려는 방법을 수 없이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골방에 누워 아픈 당신 걱정은 제대로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겐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스스로 죄책감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신에게 한 잘못은 셀 수 없이 많아 용서를 구할 수조차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조금 알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전부 알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상) 위 글은 지난 2005년 11월 25일, 서울여자대학교 ‘사랑의 엽서’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전민진’학생의 글입니다. 이 글을 읽을 때마다 작년 여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콧잔등이 찡하고 눈물이 납니다. 요즘들어 이른 새벽에 잠을 설치고 깨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눈을 비비고 한참동안 여러 가지 상념에 잠기다 지난해 복합 암으로 9개월간 병마와 사투를 벌이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목이 매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일찍이 남편, 즉 우리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육남매를 키우시느라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갖은 고생을 다 하셨습니다. 육십이 다 되도록 자신 손수 그 흔한 ●방울 팬티 하나 못 사 입으시고, 광목 팬티만 입으시게 한 나 자신이 너무나 밉고 죄송스러웠습니다. 27년 전, 건강보험이 없던 시절 2년 동안 간암으로 투병하시다 먼저 가신 아버지의 빚과 철부지 육남매의 짐에 너무 힘드셨을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당신의 이름 석자를 겨우 쓰신 어머니는 힘들다는 내색도 없이 3천평의 고추농사에 이웃집 품앗이로 손에 흙이 떠날 날이 없었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신 후에야 그 위대함을 깨달은 불효자를 용서해 주십시요. 미국 유수의 신문사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단어가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mother’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세월과 나라를 막론하고 이 단어에 의의를 제기하는 자식은 없을 것입니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조울증으로 폭언과 욕설, 살해위협에 손찌검까지 하는 아들이 무서워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에 접근금지 신청을 하면서까지 “다 제 잘못입니다. 우리 아들 용서해 주십시요”라며 눈물을 지으셨던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이 할머니 아들보다 자신이 어머니에게 효를 제대로 실천했는지 깊이 생각해 봅니다. 저처럼 어머니 돌아가신 후에 후회하지 않으시려면 전화 자주하시고, 건강은 이상이 없는지 건강검진도 자주 해드리세요. ‘주자십회훈’의 첫 번째 문구인 不孝父母死後悔(불효부모사후회)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후회한다라는 글귀가 저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합니다. 이제는 아무리 목 놓아 불러도 대답이 없는 어머니! 당신이 주고가신 하해와 같이 큰 사랑 주위와 나누면서 당신이 바라던 착한 아들로 살다 어머니 곁에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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