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변화가 있어도 기본만은 가려야 한다고 사료됩니다.” 필자는 1980년대에 울진군청 공직사회에서 10여 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다. 그 당시만해도 자치단체장이 관선시대라서 민심보다는 인사권자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조직체계도 지금처럼 자유분만하지 못한 것으로 기억된다. 아침에 직원들이 출근하면 먼저 계장과 과장의 심기를 살피고 그날에 추진할 업무와 결재할 사항을 준비했었다. 실, 과, 소와 계(요즘은 팀 또는 팀장)의 차석들은 과장이나 계장보다 먼저 출근해서 과장이 간부회의에 들어갈 준비와 어저께 미처 보고하지 못한 사항들을 보고하고, 관련자료를 챙겨줘 과장이 간부회의에 참석해 어려움이 없도록 보좌해주는 것이 직원들의 당연한 업무의 일종으로 생각했다. 그 때는 주요보직의 자리에 있으면 다음 기회에 승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상사를 보필하는데 조금도 소홀함이 없고 충심으로 일찍 출근해서 퇴근도 맨나중에 하는 등 자리 이름이 그러하듯 차석이라는 자리는 계장과 과장들의 의중을 헤아려 소속 직원들이 함께 동참하도록 하는 조직관리(?)의 책무까지 마무리 했다. 이렇게 하다보니 당연히 각 실과소에는 실과소장들의 휘하에 계장과 직원들의 위계질서가 확립되고 언행도 매우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던 시절이었으며, 간부회의에 시달된 내용이 실과소장을 통해 군수에게 기한내 보고되는 피트백 시스템(feed back system)이 확립됐던 것. 만약에 지시사항이 기한내 이행되지 않은 경우 과장은 담당계장에게 가혹할 정도로 책임을 물었고, 또한 과업을 수행하지 못한 계장은 실과소장의 질책을 당연시 여겼고,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직원들을 관리하지 못한 계장 자신을 탓할 뿐이었다. 그 시절 과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담당계장은 다른 계장들의 협조를 받아 저녁에 특별한(?)용서를 구하는 회식을 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하지만 요즘은 필자가 공직을 떠나 신문사에 근무하면서 방관자 입장에서 보면 최근 공직자들의 행태가 시대가 변하는 만큼이나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날이 갈수록 시대 흐름에 따라 직원들의 직장협의회나 공무원 노조가 생겨 직원들의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여겨지며, 시대 흐름에 따라 제도와 가치관의 의식이 변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기본’만은 변해서는 안된다고 사료된다. 요즘 같은 민선시대에서는 자치단체장들이 공약사항으로 표를 의식하다보니 주민들은 많은 욕구를 군수에게 요구사항을 봇물처럼 폭주하는 이 세태에 직원들의 야근 등은 특별한 사항이 아니면 옛날처럼 코피를 흘리며 밤을 새우는 직원들이 없는 것 같다. 이는 직장과 가정을 양립하는 오늘날 근로자들이 지향하는 자율형 복무형태에서 내재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민선시대의 단체장은 자신의 임기 중에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관내를 순회하면서 주민들의 의견 청취나 현장 사업 구상을 통해 월요일 오전 8시부터 간부회의를 통해 관선시대보다 많은 업무를 지시한다. 지시를 받은 간부공무원들은 기한내 또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보고가 되도록 팀장 회의를 통해 지시를 하지만 기한을 지키는 팀장은 별로 없다. 때로는 애발성이 있는 팀장이나 과장은 답답한 마음에서 밤늦게까지 혼자 자료를 챙기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계장이나 과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전화가 오면 메모를 해서 반드시 전달하고 전화로 민원을 해결했으나 요즈음 모범을 보여야 할 울진군 기획실 각팀에는 전화 전달이 엉망이다. 유심히 지켜본 기자들의 이야기다. 본인에게 배당된 과업에 대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한내 보고를 하고, 만일 기한내 보고를 못하게 되면 무엇 때문에 지금 과업 추진이 부진하다고 반드시 중간보고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북도에서 산전수전을 다겪은 임광원 울진군수는 자신들의 머리위에 있다는 것을 공직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빠른 기획을 세워 업무를 추진하고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이 대우를 받아야 합니다. 먼 훗날 울진발전의 영원한 이정표가 되기 위해서...” 임 군수는 민선6기에서 군민들을 위한 공직자들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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