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용산에서 육교를 건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말을 건네왔다. “저기..학생, 내가 말이야. 혼자 사는데 말이야.” 할아버지의 뜬금없는 말씀에 경계의 눈초리로 내가 오늘 현금 가진 걸 어찌 알고... 이런 생각으로 할아버지를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 네 그러세요.” 단번에 뿌리칠 수 없어 적당히 응대해 드리다 내 갈길 갈 생각이었다. 우물쭈물 하시던 할아버지는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저기 그래서... 내가 사진이 한 장도 없어서 그러는데... 사진 한 장만 찍어주면 안 될까?” 뜻밖의 부탁에 당황했지만, 흔쾌히 찍어드렸다. 할아버지는 사진을 보시더니 “내가 고향이 이북이야. 여긴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어. 그래서 내가 여태 사진 한 장이 없었는데..” 더 이상 말씀을 잇지 못하시고 눈물을 흘리셨다. “할아버지 울지 마세요. 약속대로 고시원으로 사진 꼭 가져다 드릴께요.” 나도 괜히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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