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은 학교에서 다그치는 공부와 사교육으로 자기 건강을 챙길 틈이 없는 것이 교육현실이다. 그나마 학교체육시간이 있으나 이마저도 운동장에 깔린 인조잔디가 내구연한이 지난 탓에 체육수업도 원래의 목적을 저버린 상태이다.
인조잔디에서 내뿜는 미세먼지로 말미암아, 체육수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실정 해소는 당연하게 인조잔디를 걷어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가 못한 학교가 수두룩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전국 초ㆍ중ㆍ고교에 조성된 인조잔디 운동장 10곳 중 하나 꼴로 중금속에 오염되었다. 이 가운데 경북 10개 학교가 그렇다. 포항은 동지고, 해양과학고, 포철중 등 총 3곳에서는 허용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
동지고는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성탄화수소(PAHs)가 기준치(10 mg/kg)의 348배가 넘는 3천484.3㎎/㎏이 검출됐다. 또한 납이 527㎎/㎏으로 허용기준치(90㎎/㎏)의 6배를 초과했다. 대부분 학교의 경우 잔디 잎 모양으로 생긴 파일에 중금속 오염도가 훨씬 심했다. 반면에 동지고는 고무칩 형태의 충전재에서 허용기준치를 넘었다. 포항해양과학고는 납이 기준치의 58배가 넘는 5천293㎎/㎏이다. 포철중은 납이 54배가 초과된 4천914㎎/㎏이 검출됐다. 현재 해당 학교들의 인조잔디 운동장 사용이 중단된 상태이다. 운동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부터 학생들은 체육수업을 운동장에서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오후 포항 동지고 운동장의 경우에 긴 둘레의 줄이 쳐져있었다. ‘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지난 1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는 인조잔디 유해성 조사, 유해한 인조잔디 폐기, 천연잔디나 흙 운동장 복원, 학생과 교직원 건강검진 실시 등을 도교육청에 요구했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과 학교 역시 피해자가 되고 있다.
학생들의 여름방학 시기에 맞춰 공사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들 학교학생들은 현재진행형으로 발암물질 등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당국이 학생들의 건강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인조잔디를 걷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가 주장한 건강검진이다. 그동안 발암물질 등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에서 학교생활을 했다면,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마땅하다.
학교가 학생들의 건강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학교라고 도저히 말할 수가 없다. 체육수업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안심하고 뛰놀 수가 있어야 한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