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동지고, 유해물질 허용기준치 348배
해양과학고 납 58배ㆍ포철중 납 54배 초과
예산 지원 안돼…운동장 개ㆍ보수 ‘뭉그적’
학부모 불만 고조, 학생들 체육수업 ‘불편’
전국 초ㆍ중ㆍ고교에 조성된 인조잔디 운동장 10곳 중 하나 꼴로 중금속 오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북 10개 학교도 이에 해당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포항 관내 동지고를 비롯한 해양과학고, 포철중 등 총 3곳에서는 허용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이 검출돼 지역 학생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동지고는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성탄화수소(PAHs)가 기준치(10 mg/kg)의 348배가 넘는 3484.3㎎/㎏이 검출됐으며 납이 527㎎/㎏으로 허용기준치(90㎎/㎏)의 6배를 초과했다.
특히 대부분 학교의 경우 잔디 잎 모양으로 생긴 파일에 중금속 오염도가 훨씬 심한 반면 동지고는 고무칩 형태의 충전재에서 허용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항해양과학고는 납이 기준치의 58배가 넘는 5293㎎/㎏의 양이, 포철중은 납이 54배가 초과된 4914㎎/㎏이 검출됐다.
현재 해당 학교들의 인조잔디 운동장은 사용이 중단된 상태로 운동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논란이 된 인조잔디는 철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부터 학생들은 체육수업을 운동장에서 하지 못하고 교내 구석 일부분 공간에서 진행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13일 오후 포항 동지고 운동장의 경우 긴 둘레의 줄이 쳐져있었고 공사장에서나 볼법한 `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개보수 공사는 정부의 유해성 점검에 따른 후속 조치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넘지 않는 다른 인조잔디나 천연잔디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던 학교 인조잔디 역시 여전히 문제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치 이하의 유해물질은 내구연한 7년이 지날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고 내구연한 마감이 도래할 때마다 교체해야 하므로 예산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인조잔디는 화상과 열상의 위험이 높은데다 위생문제 등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타 지역에서는 학교 인조잔디를 모두 철거하기로 결정한 반면 포항지역은 학생과 학부모 의견 등을 이유로 철거 대신 내구연한 이내로 교체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예산부족때문에 교체 시기가 늦어지는 등 학생들의 건강이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1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는 ‘인체에 유해한 학교 운동장 인조잔디를 폐기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인조잔디 유해성 조사, 유해한 인조잔디 폐기, 천연잔디나 흙 운동장 복원, 학생과 교직원 건강검진 실시 등을 도 교육청에 요구했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대책없는 인조잔디 정책으로 학부모들의 불만은 물론 애꿎은 학생들과 학교 역시 피해자가 되고 있다”며 “개보수 예산 교부는 확정 받았지만 아직 받지는 못한 상태로 학생들의 여름방학 시기에 맞춰 공사가 들어갈 예정이다”고 답변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조암초, 매곡초, 율원초, 성산중, 매천중, 팔당중, 동도중, 대륜고, 호산고 등 9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했고 경북에서는 비산초, 신일초, 입실초, 포철중, 점촌중, 부구중, 동지고, 해양과학고, 영양고, 상주고 등 10곳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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