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있는 지역은 다른 곳보다 교통이 번잡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KTX 역사라면, 이에 걸맞은 교통표지판 등이 제대로 설치되어, 승용차 통행이나 시민들이 택시타기에 좋아야 한다. 그럼에도 신경주역사는 이 같은 것들이 모두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 여론이 팽배한 실정이다. 이를 경주시가 전혀 모른 척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2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1월 호객행위와 승차거부 등 운수사업법 위반행위를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1천93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차선분리대 등 신경주역 버스·택시 승강장 개선공사를 시행했다.
신경주역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일방통행 차로는 현재 총 5개 차선이다. 오른쪽 버스 차선, 가운데 2개 차선 택시 차선, 왼쪽 2개 차선 승용차 차선이다. 2개 택시 차선의 경우, 3차선과 4차선 가운데에 석재 차선분리대와 콘크리트 기둥을 설치했다. 이에 따라 이곳에 한번 진입하면 긴급호출, 교대시간 등 급한 용무가 있어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빠져나가려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앞 택시들이 손님을 태워 출발해야만 통과할 수 있는 구조이다. 이를 두고 택시기사들은 이 2개 차선을 ‘도로 안의 감옥’이라 부를 정도다. 택시 소통 외면이다. 더군다나 승용차가 진입할 수 없는 택시 승강장에 버젓이 ‘승용차 하차장’이라는 교통시설물을 세워 놓아, 시민과 관광객들로 부터 엉터리 교통시설물이라는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판이다. 들인 세금을 거덜 내는 현장이다.
세금 거덜 내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승용차 진입금지’라는 유도노면표시가 택시 전용차로 바로 코앞에만 설치돼 있는데다 택시인식차단기 마저 고장으로 작동되지 않아 이용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세금 거덜 내기에다 고장까지 한몫을 거들고 있다. 경주시의 외통수 교통행정이다. 개선이 아닌 개악공사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의 불편보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편익을 우선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택시를 타는 이들은 시민들이 아닌가를 묻고 싶다. 택시기사의 불편이 곧바로 시민불편으로 이어진다. 더구나 관광객들이 불편하다면, 경주시의 관광행정 실종현장이다. 경주시는 지체 없이 고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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