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공무원 눈치 보지 말고 국민 눈치 봐야
역대정부마다 손을 대다 그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곧 여야 대표의 합의에 따라 곧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4.29재ㆍ보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야당의 주장을 많이 반영해 지난 2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서명을 했다.
여야 합의안에 따르면 연금 보험료인 기여율은 현행 7%에서 9%로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연금 수령액을 정하는 지급률은 현행 1.9%에서 1.7%로 20년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지도부는 이 방안을 사실상 수용했으며 새정치연합이 주장한 공적연금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은 한마디로 개혁의 시늉만 낸 꼼수 안이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29재ㆍ보선 승리를 기회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더 공고히 하려는 속셈과 이번 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패배의 따가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일이다.
정부가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주지 않으려면 기여율은 10%, 지급률은 1.65%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양보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방안도 기여율 9.5%, 지급률 1.7%였다. 합의안은 적자를 줄이기에 턱없이 모자란다. 더구나 기여율의 단계적 인상과 지급률의 단계적 인하 기간도 당초 구상보다 길어졌다.
특히 이 안에 따라 정부와 전문가들이 분석해 낸 내용을 살펴보면 여야는 70년간 333조 원을 삭감한 안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국민들이 더 부담해야 하는 돈은 1천600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개정안을 살펴보면 공무원들이 큰 손해를 보는 것처럼 돼 있으나 그렇지 않다.
매월 같은 금액의 연금을 낼 경우 30년 후를 비교해 보면 공무원 연금 수령액보다 국민연금이 60~70만 원 적다.
이는 개혁안이 아니다. 체면치레나 하려고 낸 안에 불과하다. 국민들은 재정 파탄을 막아내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원하고 있다.
이번 안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강하게 주장해온 새누리당이 야당과 공무원단체의 요구에 굴복한 것과 다름없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려는 목적은 국가 재정의 막중한 부담을 줄이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다.
그러나 합의안대로 하면 재정 절감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을 분리하고, 특혜의 성격을 띤 공무원연금을 앞으로 국민연금과 통합하는 구조 개혁은 아예 빠졌다.
합의안만으로는 미래 세대가 감당치 못할 엄청난 고통을 떠안게 될 게 뻔하다. 절감되는 재정을 공적연금 강화에 투입한다면 실질적인 절감 효과는 사라져 버린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최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일반 국민의 공적연금도 적정 노후소득을 위해 더 강화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공무원들에게도 큰 보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4ㆍ29 재ㆍ보선에서 참패하고도 아직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국민들을 두려워하는 것 같지도 않다.
정치권은 공무원들의 눈치를 볼 게 아니라 국민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꼼수 개혁안에 합의한 여야 지도부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연금 관련, ‘4대개혁’을 반드시 하겠다고 주창했다.
핵심은 공무원연금에 매일 국민혈세로 메워야 하는 돈이 하루에 100억 원대인데 이걸 방치하면 나라 살림이 결단나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은 역대 어느 정부도 못한 일을 하려는 박근혜정부가 4대개혁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낸 세금을 머슴(?)의 연금주머니 채워줄려고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
어느 국민이 이번에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동의를 하겠는가?
여야 대표는 ‘잘 된 일’이라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으나 대다수 국민들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도 이 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귀국 1주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대통령도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명했다.
여야는 6일 시한을 넘기더라도 올바른 공무원연금 개정을 해야 한다.
절대로 우리 손자와 손녀들에게 지지도 못할 무거운 빚을 지우는 못난 조상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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