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혜정기자] 안동시가 정하동 귀래정 인근 2천118㎡ 부지에 ‘원이엄마 테마공원’을 조성했다.
2014년 2월부터 총사업비 14억8천만 원을 들여 올해 4월까지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알려진 ‘원이엄마’ 편지글 조각상과 현대판 번역본, 쌍가락지(옥)조형물, 수경계류시설, 반원형 야외무대를 비롯한 조경시설을 만드는 등 작지만 큰 감동이 있는 도심 속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원이엄마’는 430년 전 조선 중기 정하동 고성이씨 귀래정파 문중의 며느리였으며, 1586년 31살의 젊은 나이로 남편 이응태가 세상을 떠나자 애틋한 사랑을 담은 편지와 남편 병구완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만들었던 미투리를 함께 관속에 넣은 것이 420년 후인 1998년 정상동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견됐다.
한지에 붓으로 빼곡히 써내려간 한글 편지에는 서럽고 쓸쓸하고 황망하고 안타까운 한 아내의 심정이 담겨있다. 함께 누워 속삭이던 일에서부터 뱃속 아이를 생각하며 느끼는 서러운 심정, 꿈속에서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애절한 간청까지 절절하다.
함께 출토된 미투리(삼 껍질 등을 꼬아 삼은 신발)는 더욱 감동적이다. 남편의 쾌유를 빌며 삼과 머리카락을 함께 꼬아 삼은 것으로 “이 신 신어보지도 못하고…”라는 글귀가 많은 것을 부연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다큐멘터리 저널 ‘내셔널지오그래픽’ 2007년 11월호에 소개됐고, 2009년 3월에는 ‘원이 엄마 한글편지’와 출토물을 다룬 연구논문이 국제 고고학 잡지 ‘앤티쿼티’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국내에서는 ‘능소화’라는 소설로 재탄생했으며 지역에서도 ‘원이엄마’ 뮤지컬과 오페라의 소재가 되고 있다.
안동시는 원이엄마 테마공원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감동을 준 곳인 만큼 가족, 부부, 연인의 사랑을 확인하는 새로운 명소로 주목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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