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강동진 기자]
KTX 개통에만 떠들썩…포항홍보는 뒷전
비슷한 시기 개통된 전남 여행상품은 호재
“관광객 유치, 53만 시민 적극 나서야 할 때”
기자는 수술 후 정기진료차 10개월에 한번은 서울 송파구의 모 종합병원에서 진료도 받고 약도 탄다.
이날도 병원에 들렀다가 귀향을 위해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은 주말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포항행 KTX열차 예매는 하루전 이미 동이났으나 나는 예매를 한 덕에 50분 정도 시간적 여유가 나서 ‘코레일 서울역 여행상담센터’를 찾았다. 입구 외부 오른편 대형 스크린에서는 전국 곳곳의 유명 여행지를 알리는 관광지 홍보가 계속 이어졌다.
직업적인 본능의 발동으로 상담소 안으로 들어서자, 오른쪽 테이블에 몇몇이 둘러앉아서 이 곳 상담사들과 여행지 선택 상담을 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포항도 한 달 전에 KTX가 개통됐으니 포항이나 울릉도를 소개하는 투어상품이 있나 싶어서 안내데스크 남자 상담사에게 여쭤보았다.
“포항의 관광지를 안내하는 여행 상품은 있느냐?”고 물었고 그의 대답은 아주 간단하게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 여행사가 알아서 포항, 울릉도 등 경북 동해안지역의 여행상품을 개발하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 포항과 비슷한 시기에 개통된 전남 목포지역 투어 상품은 있느냐고 물으니 “있다”고 대답했다.
의구심이 일어나 “포항은 왜 없느냐?”고 한번 더 물어보았다.
그의 대답은 걸작(?)이었다.
“포항에 뭐 볼게 있느냐”면서 그리고는, “그 쪽(아마 포항시나 경북 동해안 지자체, 여행사를 지칭하는 듯)에서 관심이 별로 없으니 KTX가 개통돼도 기차 투어상품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속으로 화도 나면서 한편으론 내가 사는 곳이 서울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기가 없나 싶어 서운함을 억누르면서 센터 안을 둘러보는 데 여행 안내책자를 꽂아 둔 안내대가 눈에 뛰어 그곳으로 갔다.
“이곳에 포항 안내책자는 있겠지?”기대를 걸고 샅샅이 뒤졌으나 포항은 물론 경북 동해안에 대해서 여행과 관련된 어떤 것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독도를 왜곡하는 교과서를 펴내 독도수호대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려 떠들썩한데도 독도는 물론 울릉도도 없었다.
경북도와 동해안지방 자치단체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책자라도 전시해 놓지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갑자기 열이 치밀었다.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더욱 화를 나게 만든 것은 밖을 나서보니 입구 바깥 왼편에 서있는 대형 입간판이었다.
전남 여수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대형 간판이 입구를 막아서듯이 당당하게 세워져 있었다.
이 센터 직원 말에 의하면 “전라도 지역은 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전남지역은 KTX 개통에 맞춰 연계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았으며 홍도, 흑산도 등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전남 서부권 섬 지역도 새삼 조명을 받고 있으며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포항시는 KTX가 개통되면 천지개벽이라도 할 것처럼 1년 전부터 그렇게 야단법석을 떨고, 관광객을 유치한답시고 서울로 대구로 홍보를 했다면서 무엇을 홍보했는가? 묻고 싶다.
경북 동해안 지역 공무원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은 했겠지만 생각이 여기까지 못 미쳐 소홀히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항시는 KTX 개통에 맞춰 최소한 인근 지자체와 손 잡고 ‘관광 포항, 관광 울릉, 관광 영덕, 관광 울진’을 알릴 수 있는 기차여행상품 몇 개 정도는 개통 전에 개발해 놓았어야 했다.
지금이 경북 동해안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최적기라고 본다.
지자체는 힘을 모아 이 참에 유명 관광지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기차투어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포항에 KTX가 다니니까 손님은 자동적으로 오겠지”하는 안이하고 소극적인 생각을 버리고 ‘관광포항’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번 기회에 멋진 리조트 하나도 유치하고 국내에서 가장 풍부한 온천자원을 개발, 포항이 힐링 온천 휴양지의 메카가 되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포항의 관광산업은 KTX 개통을 계기로 장기간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포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도약시킬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포항시장은 물론 모든 공직자와 정치인, 여행사 등 53만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모든 일엔 때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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