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그렇게 해마다 오지만 그들이 웃고 있다 말할 수 있을까 어떤 일로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이 있는데 자꾸 웃으라 했네 거듭, 웃으라 주문을 했네 울고 싶었네 아니라 아니라는데 내 말을 나만 듣고 있었네 뜰의 능수매화가 2년째 체면 유지하듯 겨우 몇 송이 피었다 너도 마지못해 웃은 거니? 간유리 안의 그림자처럼, 누가 심중을 다 보겠는가마는 아무리 그렇다 해도 ‘미소 친절’ 띠를 두른 관공서 직원처럼 뭐 이렇게까지 미소를 꺼내려 하시는지 여긴 아직 내색에 무심하다 그러니 꽃이여, 그저 네 마음으로 오면 되겠다 ◆시 읽기◆ 모름지기 유덕한 사람은 아무리 고통스럽고 슬픈 일이 있어도 내색을 하지 않는 법이다. 웃고 싶지 않아도 웃어야 하고, 속으론 울고 있지만 겉으론 웃어야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억지웃음도 웃음이어서 내색하지 않으면 속을 모른다. 아니 사람들은 속을 보지도 않고, 진짜 속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체면과 겉치레가 중요한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닌 것에도 웃어 주어야 좋아하고, 아닌 것에도 웃음을 강요당한다. 속으로는 아차 하지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아야 모름지기 유덕한 사람이 되는 모순이 사람관계에서는 어쩌면 필요한 사회인지도 모른다. 보는 이들마다 꽃의 낯빛을 활짝 웃는다고 말하지만 해마다 피는 작은 꽃잎에도 숨은 그늘이 있고, 고통이 있다는 것을 눈을 가진 사람만이 볼 수 있듯이, 모든 속사정은 각자의 몫이며, 속을 볼 줄 아는 사람의 몫이다. 조용히 글을 읽거나 때로는 먼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시간에 가만히 드러나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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