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이 국가적 화두가 된지는 오래다. 청년실업률은 1999년 이래 가장 높은 11.5%에 달한다.
이런저런 허수를 감안하면 현실적 실업의 양과 질은 훨씬 더 무겁고 심각하다. 청년백수들로 집집마다 당사자나 부모나 가족 모두 한숨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현실을 바로 보고 있는 것인지 환상과 연민이 진실 된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때다.
‘청년들이여 연민에서 벗어나 꿈을 펼쳐라.’ 다들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어 보자.
대기업이 뭐가 좋은가? 중소기업이 장래를 위해 더 나을 수도 있다. 작은 회사는 다양한 직책을 섭렵할 수 있다. 결국 회사전체를 알게 되고 내부경쟁이 치열하지 않는 만큼 승진도 빠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속품 같은 대기업과는 다른 성취감의 기회가 더 많다.
취업을 못한다며 아우성이지만 대한민국은 탈불법 체류자를 포함해 외국인 근로자 100만명을 유지해야 돌아간다. 그래도 모자라 기업들은 외국근로자를 늘려달라고 정부에 조른다.
최근에는 서비스 업종이나 농업분야에 까지도 요구가 확산됐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은 힘들다며 외면한다는 것이다.
육체노동은 고될 수도 있다. 책상 앞에서 컴퓨터를 두드리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 별로 인기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 제조업 현장도 마찬가지다. 보수도 당장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그러나 한 국가 어떤 사회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기에 사회는 돌아가고 공존하는 것이다.
정화조를 청소하고 쓰레기를 수거하고 땅을 파고 배관을 수리하고 요양원에서 환자의 변도 닦고 심지어 죽은 시신까지 어루만지는 일까지 누군가는 해야 한다.
정부는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미래 희망을 주기 위해 대기업에 고용확대를 종용해 보지만 30대 대기업조차 정년 연장 등으로 채용계획을 6% 넘게 줄인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공무원 채용시험에 목을 맨 청춘만 늘고 있다. 그 역시 환경미화원조차 문턱 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눈길을 잠시 옆으로 돌리면 일자리는 수없이 많다. 중소기업이다. 월 250만 원을 주는 직장도 있다.
그렇지만 대졸 취업희망자들은 삼성과 현대 같은 대기업이나 카페 같은 직장을 선호한다. 대학을 졸업했는 데 체면 때문에 중소기업에는 갈 수 없다는 것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으면 했지 중소기업은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 중소기업은 30년된 탄탄한 기업으로 채용공고를 내도 찾아오는 젊은이가 드물어 6개월 이상 신입사원을 한사람도 뽑지 못했다는 것이다.
초임 월급 250만 원 이상에 복리후생을 내걸어도 사람이 오지 않아 한국인 채용은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한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손에 기름때 묻히는 회사는 아예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이러하니 대부분 청년백수들은 자발적 실업자다.
대졸 청년백수의 원흉은 대학의 난립 때문이다. 읍면단위까지 대학이 들어서니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면 바보취급 당한다.
등록금만 내면 누구나 갈 수 있는 대학이니 대학진학률이 세계 최고로 82%나 된다. 독일은 40%, 일본은 49%에 불과하다.
60년대 청춘이었던 오늘의 어른들은 스마트폰도 무스가 뭔지도 몰랐다. 그러나 목숨을 건 독일광부, 열사의 땅 중동건설현장, 시신을 목욕시키는 간호사로 이를 악물고 맨손으로 산업화를 이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들에게 중동 발언이 나간 뒤 인터넷에는 ‘네가 가라 중동’이라고 도배됐다. 청년들이여 환상과 연민에서 벗어나 꿈을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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