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다. 집에서 편안하게(?) 사실은 벌써 20일이 넘는 감기와 싸움에서 완패하여, 더 이상 만용을 부려서는 안 되겠다 해 집에서 쉬기로 했다. 그래서 낮 시간에 TV을 보게 된 것이다. 채널을 열자, “나 출근합니다”라는 프로로 50대 중반의 젊은이들이 벌써 명예퇴직을 하고 몇 년 쉬다가 보니 더 이상 놀아서는 건강은 물론 인생자체가 망가지겠다는 절박함에서 취업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다. 그것도 반듯한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아니라, 사설 주택 관리자라도 좋다고 전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눈물겨운 사투의 장면을 보면서 오늘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한 단면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부가 경제 발전을 위해 어떤 처방을 내놓아도 ‘백약이 무효’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는 내수가 활발하게 돌아가지 않고서는 경제가 살 수 없다하여 금리를 낮추고,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투자가 확대된다는 경제학 원론에 추종하여 법인세를 묶어두고 온갖 처방을 내놓았지만 한국 경제 성장이 3%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돈이 돌아야 하는데 우선 1천만여명의 퇴직자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은행 금리가 1%대로 추락하자, 이제 주머니를 꽁꽁 묶어두는 수밖에 없다고 버티니 유통이 될 리가 없다. 따라서 생산 대 소비의 함수관계가 껄끄러운 현실에서 소비시장이 확보되지 않는데 대기업인들 무슨 용빼는 제주가 있다고 먹구름이 낀 현장을 매일 바라보면서 무엇을 믿고 투자하여 생산을 확대할 것인가? 지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에릭 매스킨(65?Maskiin) 박사가 그 해법을 내놓았다. 매스킨 교수는 연세대 창립 130주년 기념 ‘노벨포럼’ 강연 차 연세대를 방문, 정갑영 총장과 대담 하면서(2015.4.11=조선일보) ‘정년을 폐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단정하였다. 그는 돈이 돌지 않으면 경제가 살 수 없는데 돈이 돌아가게 하려면 수입이 있어야 하고 수입이 있으려면 직장이 있어야 한다는 쉬운 논리를 제시했는데, 그것은 정년을 연장하든지 아니면 아예 없애버리자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은퇴 연령이 과거 65세에서 70세였는데 몇 년쯤 전부터 이런 제한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정년퇴직 연령을 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일본도 한동안 퇴직문제를 엄격히 적용하였으나 새로 취업하는 비숙련 노동자들로 인하여 생산성에 엄청난 차질을 가져오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정년을 없애버리고 건강이 허용하는 한 근무를 용납하게 하자 평균 퇴직이 80세 정도가 되었다. 매스킨 교수는 한국도 정년을 없애거나 올리는 것을 고려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평균수명이 15년 이상 연장됐는데 수학적 계산의 나이를 현실에 적용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타당성이 없다. 정년이 연장된다는 것은 그가 가진 노하우를 더 활용하고 더 많은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계기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청년들의 취업문제가 그만큼 장애를 받게 되는데 대해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매스킨 교수는 정년 때문에 청년 취업이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발달로 인력 수요를 없애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일찍 예견한 미국에서는 정부가 앞장섰다.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불, 즉 비숙련 노동자들의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비를 세금 우대란 제도로 대치하자, 기업도 좋고 비숙련 노동자들은 기술을 통해 직장을 얻음으로 소득이 증대되어 경제가 살아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대 군인 원호법’을 들었다. 모든 전역 군인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그 비용을 정부가 대신 지불한다. 이들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통하여 높은 소득을 올리는 당당한 사회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청년실업 문제는 새로운 일자리를 하나하나 만들어가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상상할 수 없는 급격한 산업 변화, 기술의 변화는 다양한 직업의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 그래서 창조경제야말로 새로운 시대적 아이콘이다. 과학의 발달은 청년문제를 예측 불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면, 앞으로 5년 안에 택배 기사의 직업이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드론이 모든 택배를 담당하고 있다. 또 ‘무인자동차’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발전하면 술 취한 사람이 자기 집의 주소만 입력시키고 뒷좌석에서 자고 있으면 도착하게 되니 대리운전이 필요 없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로봇 발달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이러한 혁명적 변혁시대에 공무원들의 정년문제도 재정립되어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공무원들의 공로연수란 허울의 명예퇴직이다. 정년을 1년 앞두고 퇴직시키는 것도 위법이며, 1년간 일하지도 않는 데 봉급을 지급 하는 것은 더욱 웃기는 일이다. 공무원 퇴직도 최소한 교육공무원과 같이 62세로 동일해야 한다. 정부가 불법을 시행하면서 누구보고 준법하라는 것이냐?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걸맞은 사회제도가 확립되는 합리적 국가운영체계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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