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은 지난 9일부터 오는 6월 28일까지 ‘미술관 동물이야기’展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지구에 생존하고 있는 다양한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인식과 태도에 관해 미술로써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미술관 동물이야기’는 현대사회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업하는 작가 11명의 작품 25점이 전시된다.
1전시실은 동물에 대한 관심과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는 작품에서 나아가 다양한 생명체를 향한 인간 자신의 질문과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3ㆍ4전시실은 인간과 반려동물의 교감, 유기동물에 대한 문제를 시각적으로 다루는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약자의 처지인 여성의 삶을 주제로 작업해온 윤석남 작가의 작품을 주목할 만하다.
윤석남 작가는 버려진 개 1천25마리와 함께 사는 이애신 할머니에 대한 사연을 접하고 개를 나무 조각해 버려진 생명들에게 인간으로서 깊은 애도를 표하는 작품을 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 중 일부인 400여 개의 조각을 전시한다.
비교적 젊은 작가에 속하는 노석미 작가는 자신의 반려묘인 고양이들을 작업에 흔히 등장시킨다.
그가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 발견하고 포착한 순간은 독특하면서도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하다.
곽수연 작가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의 경험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전통 민화의 방식에서 차용, 재구성한 작품을 출품했다.
이 작품은 반려견과 멸종돼가는 희귀동물들을 한 화면에 익살스럽게 배치함으로써 동물에 대한 현대인의 이중성을 해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변대용의 작업은 소외된 타인에 대한 작가의 자기 동일시를 통해 사회공동체의 소통과 공감을 이끈다.
개와 인간의 모습과 행위가 묘하게 섞여 있는 조각은 인간과 반려견의 관계에서 강자와 약자, 사람과 개 사이의 관념들을 흔들어 놓고 있다.
조은필의 작품은 과거의 기억 혹은 꿈같은 이미지가 뒤섞인 초현실의 세계를 옮겨 놓은 듯하다.
수많은 푸른색 새들의 무리지음과 역동적 날갯짓에서 느껴지는 생명의 스펙터클함은 대자연에 앞에 놓인 작은 인간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숭고미가 있다.
한편 이번 전시 기간에는 ‘동물이야기 도서관’도 상시 운영한다.
미술관 2층에 꾸며진 도서관은 동물 보호 문제를 다루는 전문서적, 에세이집, 동화책, 만화책 등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족이 함께 이용하면서 동물에 대한 사랑과 교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