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 기자] 최근 포항시가 지역명소라고 지칭하는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를 두고 일본 방송국들의 취재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관리소홀로 국제적인 망신살을 사고 있다.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는 100여년 전 일본인들이 살았던 모습을 재현한 가옥과 함께 수년 전 모 방송국의 인기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촬영 세트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일본 가옥을 비롯해 한일문화 체험관, 구룡포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파노라마 등으로 매년 20여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하지만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양쪽으로 세워져있는 형형색색의 ‘어서오십시오’라는 현수막과 달리 한켠에는 인력거가 방치돼 있는데다 우체통에는 기본적인 엽서와 볼펜 등을 갖추지 않아 관광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인력거는 의자가죽과 발판이 닳아 벗겨져 있는 것은 물론 검정덮개를 지지하는 받침대와 너트 일부가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아 곧 무너져내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검정덮개에는 먼지가 뽀얗게 내려 앉아 관리에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력거 곳곳에는 임시방편으로 노끈을 묶어놓은 흔적들이 역력했다. 이를 본 한 시민은 “지난해 가족들과 포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아이들을 이곳에 앉혀놓고 같이 사진을 찍었었는데 이젠 무용지물이다”며 “1년 사이 몰라보게 낡아버려 지금 이곳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쓰레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시는 지난해 4월 구룡포 근대역사거리에 ‘느린 우체통’을 설치, 엽서를 투입하면 6개월간 보관한 후 무료 발송해주고 있다. 현장에 비치된 엽서로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어야 하지만 수시로 엽서함에는 엽서를 비치하지 않아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매달 500여 통 이상의 엽서가 접수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엽서를 못 쓰고 아쉽게 돌아가는 관광객들의 항의전화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운이 좋아 엽서를 쓰는 이들 역시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편지를 쓰기 위해 동행한 친구나 가족들의 등을 빌려 겨우 글을 써내려가거나 혹은 엽서는 있지만 볼펜이 없어 못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이곳에는 편지를 쓸 수 있는 테이블이 없는데다 가림막이 없어 비나 눈이 오면 엽서를 쓰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엽서를 쓰기 위한 테이블 설치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마땅히 설치할 공간이 없었다”며 “엽서나 볼펜 또한 가져가는 관광객들이 다소 있어 상주해있는 관광해설사가 수시로 갖다 놓지만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변명하기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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