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삐었니, 이제 보니 뼈 있는 말 뼈가 아픈 말 눈 속에도 뼈마디가 있어 가끔씩은 눈도 삐고 볼 일이다 무심히 보는 것에도 허방이 있으니, 발목을 접지르는 눈길이 있으니 보는 일이 예사 아니다 함부로 보는 일에 다 뼈를 받치는 바닥이 있었구나 눈이 삐었니, 그래 어쩌다 한번은 눈이라도 삐어서 절뚝거리고 싶다 더듬거리고 싶다 복사뼈 아래가 다 시큰하게 내딛는 통증으로 문득 환해지는 풍경들 ◆시 읽기◆ 눈이 삐었니? 바르게 보라는 뼈있는 말이다. 바르게 보는 일이 예사 일이 아니다. 무심히 보는 것에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허방이 있고, 함부로 보는 것에는 자기 주관적해석이 가미되어서 상대를 오해하기 십상이다. 어떻게 봐야 할까? 객관적이되 자세히, 무심히 보는 듯 자세히, 자세히 보되 객관적으로 이해의 폭을 넓게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자세히 알면 호기심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나 모험심이 없어지지 않을까? 시인은 어쩌다 한번은 눈이라도 삐어서 절뚝거리고 싶고, 더듬거리고 싶다고 한다. 눈이 삐어야 저지르고, 콩깍지가 쉬어야 흠뻑 빠져들 수 있다는 말이겠다. 흠뻑 빠져들어 첨벙거려야 진정한 참맛을 깨닫게 된다는 말이겠다.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현대의 사람들은 모두 바쁘다. 다들 무엇에 바쁜 걸까? 무엇에, 어떤 일에 눈이 삐어 흠뻑 빠져야 환해지는 참 맛을 볼 것인가? 어쩌다 한번은 눈이라도 삐는 일이 생긴다면 눈이 삐는 그 일이 행복추구가 아닌 가치추구이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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