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 울릉도 주민들의 ‘육지 일일 생활권’을 앞세워 면허를 받아 취항했던 정기여객선이 갑자기 여객선 시간 등을 바꿔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울릉군여객선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일 울릉도 저동항-포항 노선에 신규 취항한 태성해운의 여객선 우리누리 1호는 울릉도서 매일 오전 10시, 포항서 오후 3시 30분 출발해 울릉군민들은 최소한 1~2일 만에 육지에서 볼일을 보고 섬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특히 이 여객선은 울릉도에서 오후에 출발하는 타 사의 정기여객선과는 달리 오전에 울릉도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서울 등 수도권 지역도 당일 도착하는 편리함이 있어 주민들의 적극적인 환영을 받아왔다. 또 포항과 생활권이 밀접한 섬 주민들은 하루 만에도 포항에서 볼일을 마치고 다시 섬으로 돌아올 수 있어 섬 개척 이래 최대의 교통혁명이나 마찬가지였다. 울릉군민들은 이 같은 편리함을 내다보고 이 여객선의 신규면허 발급 동의에 군민 30%나 되는 3천여 명의 집단서명으로 힘을 실어 주었고 이 서명을 바탕으로 신규 허가는 발급됐다. 그러나 이 여객선은 당초 약속과는 달리 운송면허 허가 이후 5개월 만인 올 3월부터 울릉도 출발 시각을 오후로 변경했을 뿐 아니라 기착지도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변경해 허가기관인 항만청의 특혜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운항시간은 지난 3월 1일부터 포항 오전 10시 50분 출발, 울릉도 오후 3시 40분 출발로 전면 바뀌었다. 이에 관해 항만청은 주민편익 증진, 관광객 증대, 선사 적자 등을 이유로 허가를 변경했다고 하지만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주민들은 ‘끼어 맞추기’ 행정이라고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 포항항만청은 이 여객선이 신규 취항한 지 50일 만인 지난해 11월 20일 허가 변경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울릉군은 지난해 11월 18일 항만청이 보낸 ‘내항정기여객운송 사업계획 변경인가 신청에 따른 협의’ 공문을 받고 이튿날인 11월 19일 “애초 인가대로 좀 더 운항하며 경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추후 운항시간 변경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면서 “울릉도 주민들이 여객선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해 달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보냈다. 하지만 항만청은 울릉군의 이 같은 의견을 전면 무시한 채 그 다음날인 11월 20일 즉시 허가변경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울릉군 관계자는 “허가기관인 항만청은 지역 주민들의 공청회나 의견을 들어 볼 기회도 주지 않고 공문 발송 하루 만에 회신을 요구했다”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분명히 제시한 만큼 허가가 변경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에 해운업 전문가는 “취항 이후 불과 두 달도 안돼 운항시간과 여객선이 정박하는 기착지를 포항으로 변경한 것은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면허 내용을 바꾸면서 기존 면허를 받고 있다가 지난해 면허가 취소된 대형여객선 아라퀸즈호의 선석(뱃자리)도 흡수해버려 이제 대형 카훼리의 유치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포항-울릉 간 정기여객선은 대형 카훼리 여객선인 대아고속의 썬플라워호와 광운고속해운의 아라퀸즈가 양분하고 있어 항만청은 그간 포항여객선터미널 선석(뱃자리) 부족을 주된 이유로 신규 면허를 발급하지 않았다. 이에 후발 주자인 태성해운은 울릉도 저동항에 기착지를 두면서 선석을 확보해 면허를 받았다. 하지만 광운고속의 아라퀸즈호가 각종 법령 위반과 채무관계 등으로 면허가 취소되자 그 틈을 타 이번 허가변경을 시도했으며 아라퀸즈호의 선석도 확보해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울릉군여객선대책추진위원회(위원장 하경조)는 지난 25일 포항지방해양항만청에 아라퀸즈호의 면허가 취소된 만큼 그 배의 규모에 해당하는 신규 대형여객선의 취항을 요구해 항만청의 답변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여객선대책위 관계자는 “주민편의, 해운사의 적자 때문에 변경했다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울릉도 주민의 뜻과 상관없이 신속하게 시간을 변경해준 것은 분명히 특혜 의혹이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