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른바 ‘열정패이’가 방송에 보도되면서 청년고용문제가 다시 연일 매스컴을 달구고 있다. 당장 고용노동청에서는 패션 미용분야 등 취약분야의 열정패이에 대하여 근로감독까지 하고 있다. 누가 우리 청년들을 이리 힘들게 하고 과연 해법은 없는지 가슴이 답답하다. 필자는 30년 노동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마지막에는 3년여간 대구ㆍ부산고용노동청장으로서 고용문제 해법을 위하여 노력하였다. 지역 대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에 고민하기도 하였지만 우리 아이들이 20대 중반이 되어 취업을 통한 사회진출을 앞두면서 더욱 절절히 이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필자의 고교 시절 교과서의 수필 ‘청춘예찬’에서 민태원 선생(1894-1935)은 ‘청춘!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고 청춘의 피는 끓는다’고 토로하였다. 암흑과 같은 일제 침략기에 쓴 청춘예찬을 읽으면서 가슴이 뛰고 어려움 속에서도 정신없이 삶을 개척하였다.
격랑의 칠팔십년대 민주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공부한 기억도 많지 않지만 경제가 고도성장하면서 자고 나면 대기업, 금융기관이 생겨 취업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형제자매가 평균 다섯 정도 되었지만 배우면 배운 만큼 나름대로 일자리를 잡아 이제 사회경제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들은 은퇴와 더불어 문화를 향유할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한편 이제 한둘뿐인 우리의 자녀들은 공부도 잘 배웠고 키도 크고 영양도 좋다. 유사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졌지만 나오는 것은 온통 부정적인 분석에 회색빛 전망이 주를 이룬다. 먼저 금년 2월 청년실업률이 11.1%로 15년7개월만에 최고수준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청년 실신(실업+신용불량) 3포 세대(취직+결혼+집사기 포기) 등 자조적인 언어들이 회자된다. 88만원(이른바 최저임금) 세대에서 나아가 ‘열정패이’라는 미명하에 청소년의 정열을 이용한다. 아버지 세대인 정규직을 과보호하여 청년 신규고용을 꺼리니 노동시장을 개혁하자. 한편 일본 대기업 사례와 같이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임금을 올려서 내수를 진작하자. 최저임금을 올려서 청소년보호 및 임금격차 해소에 기여하자 등등이다.
대통령께서도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청년고급인력의 해외진출방안을 마련하라며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해보라”라고 절박한 심경을 토로하였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이러한 청년들의 어려움을 가장 공감하고 아파해주었다. 나아가 김난도 교수는 금년도 서울대 입학식 축사에서 고도성장이 구조적으로 어렵고 난국을 타개할 지도층들의 역량이 부족함을 걱정하였다.
웹툰드라마 ‘미생’에서도 기득권층들의 장벽에 막힌 비정규직 청년의 아픔을 잘 그려내었다. 그러나 청년들에 대한 감상적 위로나 책임을 기득권층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는 근원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청년들에 진정한 위로도 공감도 아니다. 그리고 무언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조급함에 앞뒤가 맞지 않는 대책을 내놓아서도 안된다.
먼저 우리의 청년들은 아름다운 바다를 꿈꾸지 않거나 기성세대의 값싼 동정에 기대어 안주할 만큼 나약하지 않다.
아름다운 바다를 꿈꾸는 아름다운 청년들에게 대해를 누비도록 창직이나 창업 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으로 성공모델을 만들어나간다면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무대에서 마음껏 누빌 것이다. 그렇게 하기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충분히 총명하고 열정이 있고 인터넷,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 모든 사회경제 인프라도 충분하다. 마이크 저커버그(패이스북) 마윈(알리바바) 레이쥔(샤오미)도 허름한 창고에서 시작하여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것이다.
향토에서도 장기진(애플애드 대표)과 같은 청년기업인과 같은 성공 모델이 있고 많은 청년들이 꿈을 불태우고 있다.
세계적인 부도 기존 제조업에서 청년들이 일궈낸 인터넷 벤처기업 등으로 어느덧 많이 옮겨갔다.
정부도 청년들에게 이제 아름다운 바다를 마음껏 꿈꾸라고 이야기하고 미래부 고용노동부 등 체계적으로 지원해나가자. 업종별 분야별 상생위원회를 만들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 등 격차를 줄여나가자. 견실한 중소기업에서도 미래의 사장이 되는 꿈을 키워나가야 청년고용의 총량이 늘어날 수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금융 보건의료 도시 및 농어촌 재생 등 내수 경쟁력도 강화해나가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 스포츠 관광 등 베이비부머들이 돈을 쓸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바꾸어야 한다.
청년들이여! 역사상 어느 시절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으로 역사는 꾸준히 진보해오고 있다.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통해 무역규모 1조 달러 세계경제 10대 강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을 바탕으로 이제 여러분이 다시 새로이 청춘예찬을 써나가길 간절히 바란다.
베이비부머 등 기성세대들은 새롭게 오대양육대주를 누빌 우리의 젊은이들을 성원하고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청춘은 웅대한 관현악이고 미묘한 교향곡이다. 청춘은 황금시대이고 이러한 황금시대를 영원히 붙잡아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약동하자’. 민태원선생은 일제 암흑기에 이와 같이 청춘예찬을 노래하였고 몽고 침략기에도 열정을 가진 고려 청년들은 큰 꿈을 가지고 중원 대륙을 누비었다.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의 젊은이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듯이 말이다. 청년들이여 이제 마음껏 아름다운 바다를 꿈꾸자!! 여러분들의 꿈과 열정의 크기가 세계 속 대한민국호의 위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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